英 도청취재 피해자들, "머독측 사과 거부"
720억원 피해배상 할듯
[아시아경제 안준영 기자] 영국 유명인사들에 대한 사생활 도청취재 사건과 관련,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측이 연신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시근퉁한 반응이어서 이 사건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현지시간) 미 ABC 뉴스는 영국 타블로이드지 뉴스오브더월드측이 유명 인사들의 전화와 음성메시지를 도청한 것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2번째로 공식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뉴스오브더월드는 주말판 신문에 실린 2쪽의 사과문에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며 "받아들일수 없는 짓" 이라며 사과했다.
사주인 루퍼트 머독 회장 역시 배우 시에나 밀러와 테사 조엘 전 장관등 8명의 피해자들과 피해보상에 대해 협상할 뜻을 나타냈다.
앞서 뉴스오브더월드는 8일 부분적인 도청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영국 유명인사들인 8명의 피해자들은 사과를 거부했다.
시에나 밀러의 변호인은 "이번 사건이 중대한 사생활 침해" 라며 "시에나가 어떠한 사태 해결도 거부했다" 고 밝혔다.
전 국회의원인 조지 캘러웨이도 "머독 회장을 보호하기 위한 제스추어" 에 불과하다며 사과 제의를 뿌리쳤다.
이런 가운데 런던 최고법원은 뉴스오브더월드의 모회사 뉴스인터내셔널에게 사건과 관련된 직원들간의 이메일과 메모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몇년간 영국 정가를 떠들석하게 만든 이 사건은 2006년 영국 찰스 왕세자의 집무실인 클래런스 하우스가 도청의혹이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경찰 조사 결과 사설탐정과 뉴스오브더월드의 왕실 전담기자 클라이브 굿맨이 공모해 찰스 왕세자의 사무실 전화를 도청한 것으로 드러났고, 두 사람은 구속돼 징역 4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재판과정에서 사설탐정이 연예인, 스포츠 스타, 고위 정치인 등 유명 명사 수십명을 도청해 왔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확산됐다.
최근 런던 경찰당국이 뉴스오브더월드의 대 기자인 네빌 투르벡까지 도청 취재 혐의로 소환조사하자 뉴스오브더월드는 결국 기자들의 도청 취재 관행을 전면 시인하고, 피해자들에게 적절한 배상을 하겠다며 항복선언을 했다.
영국 언론계에선 이번 사건으로 뉴스오브더월드측이 총 4000만파운드(한화 약 720억원) 이상을 배상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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