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추세vs기술적 조정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높이 10미터가 넘는 쓰나미가 일본 동북부 해안을 초토화 시킨지 꼭 한달이 지났다. 쑥대밭이 된 이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이 사고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대규모 방사능이 유출되면서 전세계가 여전히 방사능 공포에 휩싸여 있다. 이웃인 우리는 물론이고 지구 반대편 나라들에서까지 일본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 물질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이목이 일본으로 쏠리는 사이에도 리비아 사태는 계속 이어졌다. 금방 물러날 것 같던 카다피는 반격에 성공하는 듯 했다. 미국과 서유럽이 공군력으로 카다피군의 공군력을 비롯한 주요 전력을 무력화 시키면서 반군이 전세를 만회했지만 리비아는 여전히 내전 중이다. 경제대국 일본의 대지진으로 인해 가뜩이나 힘든 세계경제에 고유가라는 짐은 더 무거워지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글로벌 증시는 이같은 부담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일본 대지진 직후인 3월16일 1만1555.48까지 밀렸던 다우지수는 지난 6일 1만2450.93까지 오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3월15일 1882.05까지 밀리며 지진 전보다 100포인트 가량 빠졌던 코스피지수는 지난 6일 2136.29까지 오르는 등 연일 사상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 기간 국내 증시의 상승률은 주요국 중 단연 으뜸이다.
여전히 진행중인 방사능 공포에 단기 급등에 대한 기술적 부담을 뒤로하고 코스피지수의 전진은 계속되고 있다. 상승의 선봉은 외국인이 섰다. 이들은 지난달 16일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순매수했다. 무려 18거래일동안 4조7605억원 규모다.
올 1월 하순 이후 한국시장에서 파는데 주력했던 외국인들이 이처럼 적극적인 매수세로 돌아선데는 환율 영향이 컸다. 코스피가 단기 저점을 찍은 지난달 15일 원/달러 환율은 1134.80원에서 지난 8일 1083원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 1100원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번도 뚫리지 않던 마지노선이었다. 외국인은 지수상승에 따른 이익뿐 아니라 환차익까지 고스란히 챙겼다.
이같은 원화강세가 얼마나 이어질까.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게 다수 견해다. 4.27 재보궐 선거가 있는 상황에서 한국정부는 물가 억제 카드로 원화 강세를 용인할 수밖에 없다. 내일(12일) 예정인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보다 표를 잡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두달 연속 금리를 올리는 것도 부담이다.
다만 원화강세의 속도는 조절받을 수 있다. 한양증권은 1050원선을 하단 저항으로 속도조절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지난주 외국인이 한주 전에 비해 현물매수를 2.2조원에서 1.1조원으로 절반으로 줄이고, 선물에서는 매도포지션(-2200계약에서 -9600계약)을 늘린 배경을 환율에서 찾았다.
옵션만기일 프로그램 매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지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3월29일 이후 차익 순매수는 1조5500억원, 비차익 순매수는 1조8900억원이다.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도 증시에 부정적 요소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금 국제유가는 실질기준으로 역대 3번째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유가는 2009년초 대비 1575 상승하면서 2000년대 초반과 20004~2005년 상승률의 뒤를 잇고 있다.
여러 부정적 요인들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다수 의견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기간조정이 있을 수는 있지만 추세훼손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대우증권은 "철저히 재료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이번주 시장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면서도 "(부정적) 재료들이 이전에는 존재하디 않다가 새롭게 등장한 것은 아니다. 보유 및 조정시 매수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양증권도 추세반전과는 무관한 기술적인 조정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조정시 매수 관점을 권고했다. 정유/화학/자동차는 추가 상승시 비중을 축소하고, IT/은행으로 종목교체도 검토할만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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