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 10주년 맞은 인천공항의 명·암
'대한민국 자랑거리' VS '서울서 멀고 이용 요금 비싼 터미널일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29일 인천국제공항이 개항 1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001년 3월 29일 인천 영종도ㆍ용유도 사이 갯벌을 막아 조성된 인천공항은 6년 연속 세계공항서비스평가 1위를 차지하는 등 눈부신 실적을 거두며 '대한민국의 자랑거리'로 자리잡았다.
특히 외형적 성장은 빛난다. 여객ㆍ화물 처리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났고, 환적률도 18%대를 기록하며 '허브 공항'으로 성장했다. 빠른 출입국 수속과 친절ㆍ편리한 서비스, 최첨단 시설은 외국인들도 감탄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남은 과제도 많다. 서울과 거리가 먼 데다 높은 통행료ㆍ물가로 시민들이 이용하기 불편하다. '공룡'이 된 인천공항공사의 구조조정도 시급하다. 외딴 데 따로 떨어진 공항으로 항공ㆍ관광ㆍ숙박 등 연계 산업을 발전시키지 못해 그냥 '터미널'일 뿐이라는 현실도 극복해야 한다.
명(明).
사업차 해외 여행을 자주 다니는 인천의 기업가 김영훈(50ㆍ가명)씨는 자칭 인천공항의 홍보대사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을 비롯해 외국 어느 공항에 가봐도 이렇게 좋은 시설과 빠른 출입국 수속 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김씨는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외국 바이어들도 감탄을 금치 못한다"며 "어디를 가도 첫 인상이 중요한 데, 인천공항 덕분에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의 말대로 인천공항은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의 자랑거리'로 우뚝 섰다. 일단 빠른 입출국 수속과 친절하고 편리한 서비스가 세계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인천공항의 입출국 수속은 최첨단 정보기술(IT)이 접목한 수하물 배송 시스템(BHSㆍBaggage Handling System)을 활용해 입국 12분, 출국 16분으로 세계 공항 중 가장 빠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권구 기준(입국60분ㆍ출국 45분)보다도 훨씬 단축됐다.
여기에 최근 자동출입국 심사 시스템 도입으로 지하철 개찰구 통과하듯이 출입국 심사를 마칠 수 있게 됐다. 인천공항 상주기관과 용역업체의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통해 깨끗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세계 1700여 공항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세계 최고 공항상'을 6연패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이처럼 세계에서 가장 서비스가 좋은 공항으로 평가받으면서 인천공항은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자리잡았다. 2001년 1450만명에 불과했던 여객수는 2010년 말 3347만명으로 늘었고, 화물처리량도 119만t에서 268만t으로 급증했다.
환적률도 10%를 유지하다 지난 2009년 18.5%를 달성했다. 인천공항은 이제 제2여객터미널 등 3단계 공사를 통해 여객 6200만명, 화물 580만t을 수용할 수 있는 메머드급 공항으로 성장하고 있다.
암(暗).
최근 배웅차인천공항을 다녀온 서울 성동구 이영숙씨(가명ㆍ29)는 의외로 돈이 많이 들어 깜짝 놀랐다. 왕복 통행료 15600원, 기름값 2만원은 머니까 이해가 됐다. 그러나 식당가를 찾았다가 1인분 최소 2만원인 메뉴판을 보고 경악했다. 좀 싸다는 지하상가로 내려갔지만 김치찌개가 9000원 수준으로 시중보다 50%이상 비쌌다.
눈물을 머금고 1만5000원짜리 메뉴를 골랐다. 환전소에서도 시중은행에 비해서 달러당 20~30원 손해를 봤다. 주차료도 6200원이나 됐다. 이렇게 이 씨가 3시간 남짓 인천공항에서 쓴 돈은 7만원이 넘었다. 이씨는 "물건마다 시중가보다 최소 2배는 비싼 것 같다"며 "이렇게 멀고 돈이 많이 들 줄 알았으면 안 갔을 걸 하고 후회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천공항의 눈부신 외형적 성장의 이면에는 어두운 부분도 있다. 서울과 거리가 멀어 오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공항 내 상업시설의 물가가 시중보다 엄청나게 비싸 시민들이 이용을 꺼리고 있다. 특히 비싼 통행료는 인천공항의 물류 활성화에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천공항공사의 구조조정도 시급한 과제라는 목소리가 높다. 6000여명의 용역업체 근로자를 감독하는 인천공항공사의 직원 수가 850여명에 달해 인력 과잉 소리를 듣는다. 한때 민영화도 추진됐지만 지지부진하다. 인력 구조조정은 '해외 사업 진출'이라는 명목으로 용두사미다.
게다가 140억원을 들여 만들었지만 텅 비어 있는 대형 물류 창고ㆍ16%대의 높은 상업시설 공실률ㆍ지지부진한 2단계 국제업무지구 개발, 자율형 사립고 설립 등은 예산낭비ㆍ비효율적 사업의 대표적 사례다.
아울러 10년 동안 물류, 항공ㆍ정비, 관광레저 등 연계 산업을 활성화시키지 못해 단지 '터미널'로 사용됐을 뿐 시너지 효과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 한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공항이지만 한계도 있다"며 "자체 구조조정과 연계산업 활성화, 이용 비용 줄이기 등의 숙제를 해결해 '터미널'이 아닌 '국민의 공항'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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