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3위 운암건설, 계획된 부도(?)..지역업계 파장
수 개월 전부터 준비, 지분 참여한 공사서 발 빼고 직원들은 사표…우리은행 PF 대출 해결이 과제
대전지역 3위 건설사인 운암건설이 은행에 돌아온 3억3000만원을 결재하지 못해 16일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를 두고 지역에선 '계획된 부도가 아니냐'는 시선이 적잖다.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대전지역 건설업계 3위인 ‘운암건설’의 부도와 관련, 지역업계에 기획부도설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운암건설은 지난 16일 KB국민은행에 돌아온 어음 3억3000만원을 결재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지난해부터 지역건설업계에서 시기가 문제일 뿐 부도가 날 것으로 예견된 터라 파장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계획된 부도’란 시선만은 피할 수 없게 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운암이 어음을 결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운암건설 고위관계자가 어음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는 연락을 해왔다”며 “회사가 부도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눈치”라고 전했다.
운암건설사옥에 들어있는 관계회사 직원은 “운암건설 사원들이 대부분 회사를 그만둔 상태”라며 “일부 직원들만 남아 후속절차를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부도를 예상하고 정리해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회사는 네오미아아파트 분양과정에서 지난해 9월까지 유성구에 내야하는 취득세와 재산세 22억원쯤을 체납해 유성구가 운암건설 자산을 압류하고 일부 부동산에 대한 공매절차를 밟고 있다.
또 유성구청의 유성명물문화공원조성사업과 대전도시공사의 도안 9블록 아파트건설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계룡로우회도로 등 지분으로 참여했던 공사에서 지분을 다른 건설사에 넘기고 사업을 접었다.
지역건설업계 관계자는 “운암건설 정도의 중견기업이 세금 22억원을 못 내고 3억원대 어음을 막지 못한 건 회사회생을 포기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하청업체들도 지난해 하반기 공사대금으로 아파트 등을 받아 대금 미결제사태와 연쇄부도 움직임은 없다.
대전건설협회 관계자는 “운암건설은 회원사로 있을 뿐 협회활동을 하지 않아 교류가 끊겼다”면서 “소문이 퍼져있던 만큼 하청업체들도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암건설에 지분 11.04%를 투자했던 우성사료도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내면서 지분법적용 투자주식손상차손으로 23억4000만원 규모의 손실을 서로 처리했다.
운암건설의 부도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우리은행. 운암건설의 2010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운암건설이 우리은행으로부터 빌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는 2008년에 867억원. 여기에 이자까지 보태면 1000억원대가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대출금 회수 등의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운암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508억원, 토건 시공능력평가액 890억원으로 전국순위 205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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