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여, 대학을 거부하라
3월 1주 예스24 종합부문 추천도서 3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지난해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라는 김예슬 씨의 선언은 대한민국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당시 고려대 재학생이었던 김 씨의 발언은 이미 취업 준비기관으로 변신한 대학교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 선언은 '대학'과 '국가'와 '시장'이라는 억압의 3각 동맹을 향해 ‘대학’은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런 물음은 오늘 날의 경쟁 사회에서 사용될 수 있는 물건 같은 ‘생산성 높은 학생’들을 만들어내면서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질문이라고 치부한 것들이다. 그러나 자본이나 체제에 종속된 대학의 본질을 찾지 않으면, 대학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미래’를 꿈꿀 수 없는 대학의 오늘을 돌아보게 하는 책 세 권을 소개한다.
1. 김예슬 선언 :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스무 살이 되어서도 꿈을 찾는 게 꿈이어서 억울한 서글픈 20대. 진리는 학점에 팔아 넘기고, 자유는 두려움에 팔아 넘기고, 정의는 이익에 팔아 넘긴, 大學 없는 대학을 거부한 한 젊은이가 있다. 쓸모 있는 상품으로 '간택'되기 보다 인간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 탈주하고 저항한 김예슬. 그는 대학과 국가와 시장이라는 저 '거대한 적들'을 향한 과감한 문제제기로 모순의 실체를 선명하게 규정한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들려오는 모든 '거짓 희망'에 맞서 하나하나 진실을 밝혀 나간다.
이 책은 ‘무언가 근본부터 잘못되었다'고 느끼고 있었던 이들에게는 명확한 언어의 샘물이 될 것이며, 시대의 모순이 개인의 문제로 내던져진 듯한 이 시대에 상처받고 좌절했던 이들에게는 따뜻한 격려와 용기가 될 것이다.
2. 대학 주식회사 : 대학의 상업화에 대한 심층 탐사 르포
대학까지 신 자유주의 논리다. 갈수록 기업가 출신 대학 운영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 대학 운영자를 발탁하는 기준은 교육자로서의 경험이 아닌 상업적인 노하우를 얼마나 아는가에 달려 있다. 심지어는 대학 총장도 후원금을 끌어 모으는 능력이나 기업과의 친밀도에 따라 임명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경영대 학장이나 CEO 출신의 총장이 갈수록 늘고 있다.
'대학 주식회사'에서는 한국의 대학들과 놀랍도록 유사한 일들을 겪고 있는 미국 대학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명민한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직접 발로 뛰어 모은 자료들과 인터뷰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등록금 천만 원 시대에 공립대의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 대학의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마지막에서 저자는 대학의 본분을 되묻는다. 사회의 모든 부문이 시장에 잠식되고 있는 지금, 시장이 간과하는 문제를 탐구하고 비판하는 대학의 독립적인 기능이 이 모든 사례의 피해자들인 우리가 대학에 바라고 기대하는 바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2년간 덕성여대와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에서 학생들과 함께 토론하고 강의한 내용을 담았다. 지금의 대학생들이 세상, 즉 정치와 경제, 가족과 연애, 돈과 소비, 때로는 생명에 대해 어떻게 경험하고 어떤 언어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공유한 지적 대화의 기록으로 이것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1부 ‘어쨌거나 고군분투’에서는 지성인에서 잉여가 된 대학생, 대학 서열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는 우리 사회의 대학생의 현실을, 2부 ‘뒷문으로 성장하다’에서는 교육, 대학, 민주주의, 돈, 사랑, 가족 등과 맞닥뜨리면서 쌓아온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20대들이 가장 치밀하고 가장 속 깊게 그린 삶의 세밀화로 그 동안 20대를 ‘위한’, 20대에 ‘대한’ 담론으로부터 소외되었던 이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이자,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가 이들과 함께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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