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고(高)유가에 따른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식품가격이 오랜 기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미국 경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정정 불안으로 석유 생산과 수출이 감소하면서 제1·2차 석유파동 때처럼 석유 공급부족에 따른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고 24일(이하 현지시간) 경고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올 들어 약 7.35% 올랐다. WTI 4월 인도분 가격은 지난 23일 2008년10월2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가솔린 선물 가격 역시 올 들어 10.67% 상승했다. 제임스 해밀턴 캘리포니아-샌디에고 대학의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은 연간 약 1400억갤런(약 3.785L)의 가솔린을 소비하는데, 지난 3개월 동안 가솔린 가격은 갤런당 약 30센트 올랐다. 가솔린 가격이 더 이상 상승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계산해도 약 420억달러(약 47조)의 추가 비용이 드는 셈이다.

또한 석유는 산업전반에 사용되기 때문에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 이미 교통·운송·항공·석유화학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물가가 올라가면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유가가 10달러 오르면 경제성장률은 0.2%P 줄고 실업률은 0.1%P 늘어날 뿐이라고 분석했지만, 소비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이르기 때문에 소비자 지출 감소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WSJ은 물가가 상승하면 소비자들이 자동차·TV·영화 감상 등 재량지출(기초생활비 외의 지출)을 크게 줄일 것이며 이는 소비재 업체의 수익 감소를 뜻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지출이 감소하면 기업도 고용을 늘릴 수 없고 잠재 주택구입자들도 주택 구매를 미루게 된다. 미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고용과 주택 시장이 동반 침체에 빠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식품가격 상승도 미국 경제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24일 “식품 가격은 오랫동안 아주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2011~2012년 수확기간 동안 옥수수는 부쉘(약 36L)당 5.60달러, 대두는 13달러, 밀은 7.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는 옥수수·대두·밀의 농장가(farm-gate price) 역대 최고치다.

AD

농무부는 식품가격이 올 하반기에도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딘 마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 쇼크”라면서 “유가 급등이 식품가격 상승과 함께 나타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고 우려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