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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디비에스 대표 "중병 걸린 동물은 어디로 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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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디비에스 대표 "중병 걸린 동물은 어디로 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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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1990년 서울대 교정을 걷던 박소연씨는 졸업을 앞둔 학생이었다. 생물교육학과로 입학했지만 전공보다 경영 쪽에 더 관심이 많았다. 사업가인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 경영이 미치도록 하고 싶었다.

대학을 졸업한 그녀가 경영의 단비를 맛본 것은 샤넬에서였다. 그녀는 마케팅 담당이었는데 샤넬은 각 부문별로 소(小)사장제를 운영하고 있었다. 부서 직원들에 대해서는 인사권을 비롯해 거의 대표에 버금가는 전권을 지녔다. 경영을 갈망하던 그녀에겐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일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이런 게 경영이구나 싶었습니다."
일에 파묻혀 정신없이 보내길 6년여. 그녀는 별안간 유학을 결심한다. 전문 경영자가 되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미련없이 사표를 제출한 그녀는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MBA를 마치고 돌아온 그녀를 맞이한 건 대한제분이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종합동물병원)을 개척하려 한다. 함께 해 주겠느냐"는 제안이 왔다. 경영자의 기본은 개척자 정신이다. 경영자를 꿈꾸는 그녀가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반려동물 전문기업 디비에스의 대표로 거듭났다. 최근 서울 청담동에 국내 최초의 종합형 동물병원인 '이리온'을 론칭하게 된 계기다.

이리온은 일반 병원으로 비유하자면 종합병원이다. 반려동물 교육, 치료, 미용, 용품 구입 등 관련 서비스를 한 장소에서 제공한다. 규모가 작은 동물병원에서 버거운 질병을 치료하는 곳이다. 십수억원짜리 CT촬영기기 등을 들여놓은 것도 그래서다. 박 대표는 "사람은 중병에 걸렸을 때 종합병원에 가면 되지만 동물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며 이리온의 존재이유를 설명했다.
의료원 외에 호텔, 카페, 미용원, 유치원 등도 두고 있다. 애완동물 호텔도 운영하는데 가격은 일반실 이용료가 4만원으로 기존 동물병원 2만5000원보다 비싸다.

의욕차게 시작했지만 준비 작업은 쉽지 않았다. 국내에는 참고 모델이 없어 반려동물 산업 선진국인 일본을 오고갔다. 일본은 좋은 참고 사례가 됐다. 반려동물 미용사를 설득시켜 작업 모습을 고객에게 공개토록 한 것도 그 중 하나다. 기존 동물병원에선 미용 과정을 공개하지 않는다.

이리온을 두고는 논란이 많다. 명품 병원이란 비아냥도 있고, 동네 동물병원을 아사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표 박 대표는 할 말이 많다.

"기존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던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하는 겁니다. 단지 가격만을 두고 명품이라 칭한다면 억울한 면이 많습니다. 타깃 고객층이 기존 동물병원과는 달라 크게 충돌이 일어날 염려도 없어요. 저희를 비판하는 분들도 매장을 한 번 둘러보시면 생각이 바뀌실 겁니다."

대표가 된 뒤 힘든 점도 있지만 그녀는 이를 즐긴다. "예전에는 위에 보스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잖아요. 모든 결론을 홀로 내리고 책임도 져야 합니다. 그래서 재밌기도 합니다." 그녀는 천상 경영자였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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