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박연미 기자, 고형광 기자, 김승미 기자] 전문가들은 리비아 사태로 기름밭 중동의 민주화 바람과 유가 앙등은 세계경제를 둔화시키고 국내적으로는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 무역수지 흑자 축소 등의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리비아사태가 자칫 중동으로 확산돼 원유공급이 일시적으로라도 중단되면 3차 오일쇼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당장 5% 경제성장률과 3% 물가, 250억달러 수준의 무역흑자 목표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10% 상승시 수출은 세계 경제둔화로 10억달러 가량 감소하지만 석유제품수출이 24억달러 늘어 수출에서는 14억달러가 늘어난다. 하지만 에너지의 97%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구조여서 원유관련 제품수입이 94억달러 늘어 무역수지는 80억달러 적자 요인이 발생한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은 신흥국 가운데 유가 변동에 가장 민감한 경제 구조를 가진 나라"로 꼽으면서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국내 연료가격이 10%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는 연간 0.9%포인트 정도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종합하면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중반 100달러대를 당분간 유지할 경우 최근 물가폭등으로 시름하고 있는 우리 경제 전반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이광우 LG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산유국 가운데 리비아의 공급량은 2% 안팎에 그쳐 당장 원유 수급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리비아 사태가 주변 주요 산유국으로 번진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원유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거나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주요 산유국에서 공급 차질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 정국 불안을 고려할 때 상반기까지는 배럴당 국제 유가가 1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며 "석유 소비량이 세계 7위에 이르는 나라다. 원유 가격 상승은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제품 가격을 올리면 수출과 내수 모두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문제는 이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여부인데 당초 전망보다는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0%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배럴당 90달러 안팎으로 보던 유가가 100달러 내외로 오르지 않겠느냐 하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선이다. 다만 2008년 상반기처럼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까지 오르는 극단적인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정부가 필요시 유가, 물가, 환율, 금리 등의 정책조합을 통해 성장 기조를 이어가야 하고 에너지 위기 등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도 주문했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실장은 "유가 상승 폭이 클 경우 에너지 절감 유인의 강화를 통해 어느 정도 수입물량의 감소를 가져올 것이므로 실제 무역수지 악화 효과는 추정치(80억달러)보다 다소 작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고유가 장기화에 대비해 무역수지나 국민경제에 미치는 유가변동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원자재 자원 확보와 에너지 절약적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유가가 10%이상 오르면 소비자 물가가 1.2%포인트 오르는데 이 경우에는 한시적인 유류세 인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리비아 사태가 알제리,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국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만큼 '3차 오일쇼크'에 대비해 석유 비축량을 늘리고, 수급을 다변화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복남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리비아 사태는 올해 800억달러 돌파를 목표로 했던 해외건설 수주에도 차질을 줄것으로 보인다"면서 "공사진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인데 이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건설사들의 피해도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나아가 중동 건설 시장의 불안이 장기화된다면 동남아와 남미 등 대체 시장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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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존 립스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는 단기적으로는 중동지역 정정불안에 따라 유가가 급등하겠지만 세계 경제가 이를 충분히 견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올해 유가가 배럴당 95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가정할 경우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도 4.4%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나카 노부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를 지속할 경우 지난 2008년과 같은 수준의 국제적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면서도 ""일단 '걱정할 필요는 없다(Don't panic)'는 것이 우리의 메시지"라면서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박연미 기자 change@
고형광 기자 kohk0101@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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