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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노사관계 '제3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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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제3의 노사관계혁신이 급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제2의 갈등동반자 노사관계를 넘어서서 제3의 사업동반자 노사관계가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노와 사는 사업 파트너로서 '사업동반자' 관계를 적극 만들어 가고 있다. 이른바 노사는 공동투자자인 '소셜 조인트 벤처(social joint venture)'로서 서로 협력하고 있다.

자본주의 초기에 노동과 자본은 계급투쟁의 이념적 대립에 따른 '투쟁동반자' 관계를 경험해야 했다. 그러나 이념이 쇠퇴하는 시기로 접어들면서 서로 대립하면서도 극단으로 치닫지 않는 '갈등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게 됐다. 이것이 더욱 성숙하게 되면서 '사업동반자' 관계인 제3의 노사관계혁신이 발전해 온 것이다.
그러면 우리 노사관계의 현실은 어떠한가?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만큼 압축적이고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한 나라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1960년 1인당 국민소득이 70달러로 아프리카의 가나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던 한국 경제는 2010년 2만달러를 넘어서게 됐고, 총 수출액은 1650억달러로 세계 7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에 우리나라 기업이 10개나 등재됐고 100위 안에 포함된 기업도 3곳에 이른다. 실로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압축고도성장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을 치러야 했다. 1960년대 이후 국가 주도의 산업화 시기에는 권위주의 정부에 의한 억압적인 노사관계가 지배했다. 그 시절에는 사실상 자주적인 노조활동이 대단히 어려웠다. 근로자들의 고통이 적지 않았다. 반면 1980년대 정치적 민주화 이후 근로자의 권리의식이 발달하고 노조결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전투적인 노사관계가 지배하는 이른바 '87년 체제'가 형성됐다. 이번에는 기업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 같은 대립과 갈등의 노사관계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겪으면서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었음에도 최근 10여년간 '투쟁동반자' 관계에서 서서히 '갈등동반자' 관계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었다. 극한적인 투쟁은 줄어드는 대신 저 강도의 분쟁과 갈등 국면으로 조정되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불안정한 것이어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위험 또한 도사리고 있다. 특히 노동법이 개정되면서 지난해부터 타임오프제를 근간으로 한 새로운 노조전임자 제도가 시행되고 있고 올해 7월 이후에는 기업단위 복수노조가 허용될 예정인 가운데 노동계의 선명성 경쟁이 과열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때 일수록 노사 모두 성숙된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발전의 시계 바늘을 거꾸로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업동반자로서 협력적 노사관계를 이룩하기 위해 우선 사용자는 노동자를 사업 파트너로 존중해 노동을 상품으로 사고파는 대상에서 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눈이 필요하다. 근로자 보상도 노동 상품의 대가로서만 보는 눈에서 사업동반자로서 투자와 경영의 대가로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동시에 노동계도 한시바삐 투쟁적 사고에서 탈피해 사업과 기업의 경쟁력을 중시하고, 경영의 객체로서의 노동이 아닌 주체로서 참여와 혁신의 노력이 적극 요청되는 바이다.

실로 우리의 경이적인 성장은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피와 땀, 기업 경영인들의 도전 정신, 과학기술자들의 노력, 국가 지도자의 결단이 어우러져 이뤄낸 결실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우리 국민 속에 있는 근면, 도전 그리고 혁신의 DNA가 당면하고 있는 노사관계 발전과 혁신에도 적극 발휘될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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