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사 상표도용 속수무책
금융당국 사법권 없어 직접 개입 못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XX캐피탈 김미영팀장입니다. 고객님께서는 최저이율로 최고 3000만원까지 30분이내 통장입금 가능합니다."
날로 급증하고 있는 불법 대부중개업체 때문에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운 것은 물론이고 제도권 금융업체의 어려움이 극심하다. 특히 최근 들어 불법 대부중개업체들이 '캐피탈', '금융', '파이낸스' 등 제도권 금융업체의 상호를 쓰는 경우가 많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사장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현대capital〉귀하는 현재 900만 지급대상이오니 금일 6시까지 접수바랍니다'라는 문자를 받았는데 혹시 진짜 현대캐피탈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정 사장은 즉각 "현대캐피탈이나 은행을 사칭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실제로 현대캐피탈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는 회사도 있다. 대단하다"고 답변했지만 영 찜찜했다. 현행법상 상호에 은행ㆍ신협ㆍ새마을금고ㆍ보험 등은 사용할 수 없지만 캐피탈ㆍ파이낸스ㆍ금융 이라는 단어는 대부업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돼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혼선이다.
금융감독당국은 캐피털사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지만 사법권이 없어 직접적인 개입은 못 하고 있다. 따라서 캐피털사들은 도용된 사례를 증거수집해 고소하거나 불법업체가 적발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이준수 금감원 여신전문총괄팀장은 "피해 캐피털사들로부터 전화를 받는 경우가 있다"며 "은행과 카드, 보험 같은 명칭은 관련업법에 따라 함부로 상호에 붙일 수 없지만 캐피털은 이런 보호장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지난 2007년 '사이버금융감시반'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ㆍ신고방법을 홍보하고 접수된 사금융 피해 상황을 사법권이 있는 방통위나 검찰 등으로 넘겨주고 있다. TF(태스크포스)팀으로 구성된 이곳은 매년 연장돼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신고건수도 꾸준히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사금융 피해 상담건수는 2009년 2640건에서 2010년 1~8월 4769건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이들을 직접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등록된 업체 한 곳에 수십명의 독립된 대부업자들이 단순 종업원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고, 100억원 이하의 대부업체는 시도별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고 있어 시간과 인력도 태부족이다. 벌금이나 과태료도 낮은 수준이지만 징수 자체도 어렵다.
만약 신고가 들어와도 관할 경찰서가 해당번호로 통화해 출동을 통보하면 불법업체는 전화번호를 없애고 잠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부분의 스팸문자 발송번호는 '대포폰'인 경우가 많은 탓이다.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면 잡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준수 팀장은 "수백개의 불법 대부중개업체들을 잡기 위해 하나하나 번호로 위치추적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벌금이나 과태료 등 징계수위를 확 높이는 방안도 고려됐지만 법의 형평성에 어긋나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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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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