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헌혈증' 어려운 이웃에 기부
광진구 중곡1동 권영훈씨(63) 13년간 143회 헌혈한 증서 100장 기증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혼자 살다보니 건강관리를 해 줄 사람이 없어 건강검사 차 처음 헌혈을 시작한 게 13년이나 됐다”
지난 9일 오후 2시 광진구 중곡1동 다세대 주택 옥탑방에 사는 권영훈(63)씨를 만났다.
일용직 근로자로 자신의 생활도 넉넉하지 않지만 자신보다 어렵고 힘든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에 헌혈증을 기증하게 됐다.
권씨는 1998년부터 13년간 총 143번의 헌혈을 하고 100장의 헌혈증을 중곡1동 주민센터에 기증했다.
총 143회 헌혈은 연 11회 이상 13년간 꾸준히 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건강관리 차 처음 시작하게 된 권씨는 이제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서 헌혈 가능기간 안내문이 오는 게 연애편지처럼 기다려진다고 한다.
1989년부터 광진구 능동과 중곡동에 거주하고 있는 권씨는 현재 지역 반장으로 일하고 있을 만큼 애향심이 남다르다.
1971년 월남 참전으로 생명에 대한 소중함도 피부로 알고 있다.
반장 활동과 월남 참전 경험은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사람이 희망'이라는 말처럼 헌혈은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희망을 불어넣는 일이라 생각해 헌혈증을 기부하게 됐다.
지난해 선유도 공원에서 일을 한 그는 올해도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중이다.
건강을 유지해 70세까지 헌혈을 해 보겠다는 그는 마지막으로 헌혈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헌혈은 건강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라며 “특권을 누려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부된 헌혈증은 광진구 내 백혈병과 혈우병 등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우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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