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무너진 박스권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옵션만기일이다. 전날 연저점이 깨질 정도로 급락한 직후라 더욱 부담스러운 만기일이다. 외국인은 연일 한국주식을 대거 매도하고 있고, 내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투자자들은 더욱 불안하다.
여전히 상승추세는 유효하다는 긍정론자들도 있지만 점차 이제는 쉴때라는 보수적 목소리들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금리 인상과 위안화 절상 허용은 원화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원화 강세는 수출주도형인 우리 경제에 득보다 실이 많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물가인상과 이로 인한 긴축은 남의 일이 아니다. 금리 인상을 하지 않더라도 긴축의 필요성은 계속 대두될테니 부담을 지고 갈 수밖에 없다.
새해 들어 지속되고 있는 이머징 시장보다 선진시장이 잘나가는 현상은 외국인의 매도세 전환으로 이어졌다. 이것이 추세적으로 진행되지는 않더라도 당장 급격한 매수세로 바뀔 가능성 역시 적다.
이런 분위기에서 연초 이후 형성됐던 좁은 박스권(2070~2120)의 하단이 무너졌다. 지난해 7월 이후 추세의 생명선으로 작용했던 10주 이동평균선 2057도 한꺼번에 이탈했다. 추가적인 조정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상황을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도 없다. 단기적으로 추가조정이 나타나더라도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우증권은 최근 조정과정에서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입세가 나타나는 것과 함께 랩어카운트 등으로 개인자금이 이동이 꾸준히 감지된다며 국내 유동성 부분을 주목했다. 국내 유동성이 외국인 매도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최근 상승과정에서 단기 조정사례를 감안하대 이번 역시 큰 폭의 조정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1월 하순 발표된 MSCI 한국지수의 PER는 10.3배 수준이다. 아직 밸류에이션 부담을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란 얘기다.
지난해 5월 유럽위기와 중국긴축 우려 이후 상승 과정에서 간헐적으로 나타난 조정 폭이 5%를 넘지 않은 점도 이런 긍정론에 힘을 싣는다. 현재 상황은 당시보다 시스템 리스크 발생가능성은 더욱 낮아졌고, 경기여건은 더욱 양호하다.
현대증권은 지수 2000선(PER 10배)까지 추가하락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이때를 IT와 은행업종에 대한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T업종은 2분기 이후 업황/실적 턴어라운드 및 재고순환/출하 증가 기대가 훼손되지 않았고, 은행업종은 원화 강세 및 금리인상 사이클과 주가 동행성이 강한데다 이익성장률 기대에 비해 여전히 벨류에이션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실업률 등 고용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장 막판 반등에 성공해 8거래일 연속 올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6.74포인트(0.06%) 오른 1만2239.89를, S&P 500지수는 3.69포인트(0.28%) 내린 1320.88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7.98포인트(0.29%) 빠진 2789.07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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