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에서 공화당 측 주장을 상당부분 수용한 계획을 발표했지만, 공화당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그러나 ‘작은 정부’를 주장하고 있는 공화당도 구체적인 정부지출 감축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5일(미국 현지시간) “민주당과 공화당이 양원을 나눠가진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의 숙원을 들어줬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법인세 인하, 세제 간소화, 선심성 예산(이어마크) 폐지, 연방정부 조직 합병 등을 추진하면서 공화당에게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향후 국가안보 부문 외에 정부 재량지출을 동결함으로써 10년간 4000억 달러를 절감하고 국방예산에서 780억달러를 추가 삭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교육환경 개선과 교통·통신망 등 인프라 확충을 통해 신규 일자리 창출과 산업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네바다)는 신년 연설 발표 후 “공화당은 의미 없는 정쟁 대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출을 동결하면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1953년~1961년) 대통령 이후 재량지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재량지출 동결을 통한 지출 감축 효과는 충분하지 않으며, 교육과 인프라에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은 지출을 늘리겠다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원(위스콘신)은 반박 논평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9%를 넘는 실업률과 3조달러를 넘는 국가부채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국가부채는 곧 미국 경제 전체를 집어 삼킬 것이며 수년 안에 재앙과 같은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바마 정부는 너무 많은 것을 통제하기 위해 과도하게 세금을 걷고, 지나치게 많이 지출하고 있다”며 “현 속도로 부채가 늘어나면 나의 6살, 7살, 8살 된 세 아이들이 자신의 자식을 키울 때, 연방 정부의 크기는 두배로 커지고 세금 역시 두배로 불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켄터키)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출 감축을 위해 행동에 나선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지출 동결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강조했다. 존 튜네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다코다)은 “지출 동결 효과는 너무 작고, 이미 늦었다”고 비판했다.


짐 디민트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오바마 대통령이 투자를 말할 때는 더 큰 정부와 높은 세금을 의미한다”고 비꼬았다. 디민트 의원은 짐 조던 공화당 하원의원(오하이오), 스캇 가레트 공화당 하원의원(뉴저지)과 함께 2012년까지 2조5000억달러의 정부지출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켄터키)은 연간 5000억달러의 정부지출 감축을 제안했다. 공화당은 정부지출을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전인 2008년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연간 1000억달러를 감축할 계획이다.


법인세 인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은 25년만에 최초로 법인세를 인하할 방침이지만 “세금이 빠져나가는 구멍을 막아 세수 감소분을 충당할 것”이라고 밝혀, 그동안 기업에 제공됐던 각종 세제 혜택이 폐지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공화당 지지 세력인 미국 상공회의소의 토마스 도너휴 회장은 “정책이 진전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는 것 같다”며 “상공회의소는 우리의 목표를 달성해 줄 수 있는 쪽과 손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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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공화당은 이민법 개혁과 부자 감세 영구적 연장 반대를 주장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달 14일까지 2012년 회계연도(2011년10월~2012년9월)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공화당은 오바마 정부가 실질적인 지출 감축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3월께 처리될 것으로 보이는 정부 부채한도 상향조정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벼려왔다. 지난 19일 하원을 통과한 건강보험개혁법 폐지법안 역시 오바마 정부에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로이터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을 공화당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올해 양당의 협력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신호가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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