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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 위원장 “금 현안 몽고 기병처럼 신속하게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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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강의 나선 김석동 금융위원장

한민족은 유목민족의 DNA 물려받아… 오늘의 빠른 성장 있게 한 원동력

영원한 대책반장 김석동 신임 금융위원장은 ‘속도전의 달인’이다. 금융실명제, 신용카드 사태를 비롯한 복잡한 금융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한국경제호의 구원투수로 등장해 매서운 집도 솜씨를 발휘하며 종양을 제거해온 그의 명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그의 복귀 일성(一聲)이 ‘역사’다. 한국경제가 흥기한 이면에는 속도를 중시하는 한민족의 유목민 유전자(DNA)가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 최근 저축은행 부실 해법은 김 위원장의 금융 현안 처리 방향을 엿보는 ‘창(窓)’이다. 지난 21일 오후, 김 위원장이 ‘한국경제와 한민족 DNA’를 주제로 강의한 내용을 싣는다.

김석동 위원장 “금 현안 몽고 기병처럼 신속하게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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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 병사 하나가 말을 7~8마리를 타고 다닙니다. 기동력이 어마어마합니다. 하루 200km를 달리고, 전쟁 때도 400km를 진군합니다. 병참이 필요한 건 활밖에 없었습니다.(김석동 위원장)” 유럽대륙은 동양에서 들려오는 말발굽소리에 흔들렸다. 눈이 째지고, 다리는 휘어진 아시아인들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가축 한 마리가 남지 않았다.

‘도성.’ 항복을 하지 않고 저항한 유럽 성들의 운명은 한결같았다. 유럽인들은 이 대학살을 이같이 불렀다. 몽고군의 공성 전략은 패턴이 있었다. 적군의 근거지에 사신을 파견해 항복을 권유하는 것이 첫 단추. 상대방이 항전을 할 경우 성으로 통하는 수맥부터 끊었다.

실크로드의 관문격인 서하를 공략한 방식도 그랬다. 도성 함락은 끔찍한 결과를 불러왔다. 몽고 병사의 아내들은 아름다운 여자들의 얼굴부터 훼손시켰다. 남편들이 공연히 딴 마음을 품을까 우려한 결과였다. 몽골 병사들도 잔인하기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
그들은 적병들의 머리를 주렁주렁 굴비 두름 역듯 엮어서 다녔다. 하지만 러시아의 대공들은 몽고 기병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몽고의 칸이 보낸 사신들의 경고를 귓등으로 흘려보냈다. 강철 갑옷으로 무장한 강력한 러시아 기사단이 비빌 언덕이었다.

볼품없는 동양인들을 일거에 쓸어버리는 일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만큼 쉬워 보였다. 하지만 유럽의 평원에서 대결한 몽골 병사들은 신속하고 강인했다. 그들은 기동전의 달인이었다. 러시아 기사들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다.


몽고군 기동전·속도전으로 유럽 초토화

유럽으로 통하는 관문 러시아 기사단은 속수무책이었다. 몽고군이 노린 다음 타깃은 유럽의 기독교 국가들. 이들은 연합전선을 구축하는데 실패한다. 상대방을 경시한 탓이 컸다. 유럽 최강의 튜튼 기사단이 추풍낙엽처럼 몽고군의 말발굽 아래 스러졌다.

몽고군이 도착한 곳은 폴란드 바르샤바를 남북으로 흐르는 비스와 강. 전 유럽은 강력한 기사단을 보유한 하인리히 군주의 목이 달아났다는 소식에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기적은 마지막 순간에 일어났다. 몽고 황제의 갑작스런 부음을 접한 몽고군이 말머리를 아시아로 다시 돌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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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도 대륙을 호령하던 기마민족

고려는 이런 몽고와 39년간 항쟁을 했다. 고려는 쿠빌라이 황제가 직접 전투를 치르러 온 나라였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설명. 유럽인들은 지금도 ‘다운증후군 환자’들을 ‘몽골리안 디지즈(Mongolian Disease)’라고 부른다.

그들을 짓누르고 있는 공포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유럽 대륙은 아시아 기마 민족의 말발굽 아래 늘 신음했다.

“유라시아 대륙을 거의 다 장악했던 훈족(흉노족)의 왕 아틸라가 2~3년 정도 더 살았다면 세계 역사는 아마도 달라졌을 것입니다. 백인들이 식당에서 (아시아인들을) 시중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기마민족의 영웅 아틸라가 죽어서 역사가 바뀐 것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세계사는 기마 민족의 역사라고 강조한다. 정주문화의 대표선수인 중국의 한무제는 흉노족이 늘 두려웠다. 한경제, 한문제가 통치하는 태평성대를 거치며 풍족해진 나라 곳간을 열어 이 유목민족과 전쟁을 벌인 것도 조상들이 겪은 수난의 역사 탓이 컸다.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을 부른 흉노족은 로마의 멸망을 초래한 세계사의 지배자였다. 한무제의 도박이 뜻하지 않은 결과를 부른 것. 한민족은 대륙을 주름잡던 기마민족의 웅혼한 기상을 물려받은 후예지만, 중국에 사대하면서 이러한 야성을 점차 잊어버렸다.

중국 정주민족의 문명을 받아들여 스스로 동화된 결과다. 김 위원장은 이 굴레를 떨치고 글로벌 시장을 파고들며 힘찬 포효를 하고 있는 한민족의 위대함에는 기마민족의 유전자가 한몫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포스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를 비롯한 굴지의 글로벌 기업은 이러한 유전자를 엿보는 창이다. 작은 나라에서 세계를 호령하는 기업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는 배경을 달리 어떤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겠냐는 것이 그의 반문.


삼성전자, 포스코의 성취도 유전자 덕

김 위원장은 한사군이 4개에 달했다는 역사서의 기록도 부정한다. 한 무제가 위만 조선을 멸한 것은 맞지만, 한사군은 2개를 설치하는데 그쳤다는 것. 진시황과 더불어 가장 강력한 황제권을 행사한 한무제는 고조선을 무너뜨린 한나라 장군들을 모두 참살하고, 위만 조선 장군들을 제후에 임명했다.

김 위원장의 설명은 꼬리를 문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15번째 경제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1960년 이후 국내 총생산이 31.2배가 증가한 데 비해, 세계 경제는 6배 커지는데 그쳤다. 또 전 세계 휴대폰도 3대 중 1대 꼴로 한국산이다. 전 세계 공항에 있는 텔레비전도 대부분 그렇다.

“요즘에는 기능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와도 신문에 나지 않습니다. 전 세계 부동의 1위거든요. 많은 예산을 공교육에 투입하고 있는데, 사교육까지 합치면 세계에서 가장 교육을 많이 시키는 나라입니다.” 작은 나라가 글로벌 경제의 리더로 부상한 것은 유목민의 유전자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


저축은행 시발 금융재편 속도전 의지

기마민족의 강점은 속도전. 지금의 우즈베키스탄 지역인 사마르칸트를 무너뜨리고, 러시아를 초토화시킨 뒤 유럽 대륙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던 속도가 비교우위다.
‘성현의 말씀을 담은 경(經), 현인의 발언을 기록한 전(典), 그리고 역사.’ 이 세 가지는 동양사회 지식인의 필수 학문이었다.

고건 전 국무총리는 자치통감에 정통한 동양역사의 달인이며, 30대 내무장관을 지낸 김용내 전 서울시장은 동서양 역사에 해박한 인물이었다. 역사는 온고지신의 장이다.

김 위원장은 ‘역사 마니아’다. 수십 년간 사비를 들여 고조선을 비롯한 고대사 역사공부를 해왔다는 것이 금융위원회 측의 설명. 재야 사학자들과 교류를 쌓으며 가르침을 구할 정도로 역사학에 푹 빠져왔다. 지난 2008년 기획재정부 차관에서 물러난 후 역사 강연을 해왔다.

한민족의 우월성을 기마 민족의 유전자에서 찾는 그는 속도전을 중시한다. 최근 저축은행 부실 해법은 김 위원장의 주요 금융 현안 처리 방향을 엿보는 ‘창(窓)’이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주요 은행들의 포트폴리오 재편도 속도전이나, 기동전 양상을 띨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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