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유탄 피한 '하림'
주권거래 정지가간 겹쳐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국내최대 닭고기업체 하림이 '운좋게' 주식시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충격을 피해나가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주권거래 정지 시점이 AI발병 시점과 겹치면서 AI로 인한 실적 타격이 주가에 미치는 악재를 피할 수 있게 된 것. 오히려 주권거래가 재개되는 2,3월께에는 성수기 진입 및 기업가치 재평가 효과 등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AI가 전남에 이어 경기지역으로 확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11일 닭고기 생산업체 동우의 주가는 전일대비 2.71% 하락한 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AI 발병 소식에 3.60%의 하락률을 기록한데 이어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마니커 역시 이날 2.37% 떨어지며 AI로 인해 위축된 투심을 반영했다. AI 공포가 계속될 경우 추가 하락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정작 국내 육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닭고기 대장주로 통하는 하림은 주권거래가 정지된 덕분에 AI의 유탄을 피해나가고 있다. AI 발병 초기 단계에 시작된 주권매매정지가 효자노릇을 했다.
하림은 지난해 10월 중순 지주회사 전환을 목표로 인적분할을 결정했다고 밝힌 뒤 현재까지 내부적으로 분할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육계 가공 및 사료제조업 등 사업부문 일체를 분할해 분할 신설 회사를 설립하고 존속회사는 투자사업 부문을 영위하는 것이 그 내용이다. 분할존속회사인 하림홀딩스는 오는 2월1일, 분할신설회사인 하림은 3월14일 재상장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29일이래 하림의 주식은 매매가 정지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재상장까지 상당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하림이 AI의 충격으로부터 비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정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2월 초 상장되는 하림홀딩스는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3월 중순 상장하는 하림까지 영향이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 사례에 비추어 AI의 충격이 2달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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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우, 마니커 등 관련주가 AI 충격을 받긴 했지만 과거처럼 급락세를 연출하지 않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 2003년, 2006년 AI바이러스가 발견됐을 때만 해도 하림과 마니커, 동우는 급격한 매출 감소와 더불어 10%에 이르는 주가 급락을 경험했다. 그러나 2008년 이후부터는 인식개선 및 학습효과로 투자자들의 동요가 줄었고, 이것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 역시 예전만 못해졌다.
하림은 오히려 재상장 이후부터 봄철 성수기 진입 및 기업가치 재평가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3분기 실적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하림의 4분기 전망도 좋다"며 "올해는 수익성 개선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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