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안 발표한 골드만삭스, 블랭크페인 CEO 거취는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쇄신안이라는 초강수로 불명예 퇴진을 피해갈 수 있을까.골드만삭스가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거취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헤지펀드처럼 돈벌이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골드만삭스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자기자본투자 수익 공개를 포함한 새로운 기업정보 공개 원칙 등 전면적인 쇄신안을 내놨다. 이는 골드만삭스 창사 142년 역사상 최초로 지난 해 사기 혐의로 바닥에 추락한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번 쇄신안에는 정작 골드만삭스의 불명예를 초래한 블랭크페인 CEO에 대한 문책은 포함돼 있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블랭크페인 CEO는 '금융위기 최후의 승자'와 '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라는 골드만삭스의 두 얼굴을 만들어 낸 인물이다.
골드만삭스와 그의 인연은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버드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투자은행 입사를 꿈꾸며 골드만삭스에 지원 신청서를 제출했다. 결과는 낙방이었다.
모건스탠리에도 불합격하면서 블랭크페인은 제이아론이라는 상품 거래 기업에 취업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가 제이아론을 인수하면서 결국 뒷문을 통해 골드만삭스 입성에 성공했다. 상품 트레이더로 활동하던 그는 높은 실적을 기록하며 승진을 거듭해 2006년에는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CEO 자리까지 올랐다.
CEO 취임 이후 그는 골드만삭스의 기업 문화를 고객 중심에서 철저한 수익추구형으로 재편해왔다. 자신과 의견을 같이 하는 인물들로 요직을 채워나갔고 블랭크페인 CEO의 뜻대로 골드만삭스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전통적인 투자자문 및 중개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는 라이벌 모건스탠리도 완전히 따돌릴 수 있게 됐다. 금융 위기로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같은 대형 투자은행들이 연달아 쓰러질 때도 골드만삭스는 블랭크페인의 경영 능력에 힘입어 끝까지 살아남아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블랭크페인식 경영 전략은 그늘도 컸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덤비면서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달린 것. 지난 해 초에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를 기반으로 한 부채담보부증권(CDO)을 판매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부당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숨겨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기소를 당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골드만삭스의 도덕 불감증으로 투자자들은 1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떠안았다. 이후 골드만삭스는 5억5000만달러(약 6200억원)의 합의금을 물며 상황을 마무리했지만 '도덕적 파산'에 이르렀다는 여론의 비난은 잠재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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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비판을 의식해 지난 해 5월부터 쇄신안 마련을 주도해 온 블랭크페인 CEO는 "쇄신안은 (비판 극복의) 첫 단계"라며 "골드만삭스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일어설 것이라는 데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블랭크페인 CEO를 포함한 골드만삭스 경영진은 이 달 총 1억1130만달러 규모의 스톡옵션을 지급받을 예정이다. 블랭크페인 CEO가 받는 규모는 이 중 2430만달러에 해당한다. 지난 2009년 골드만삭스가 200억달러의 보너스 파티를 벌였을 때도 문제가 된 바 있다. 여론의 비난이 고조됐을 당시 그는 "내가 손목을 그으면 사람들이 환호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폭탄 발언을 해 구설에 휘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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