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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통화, '달러'지고 다극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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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2011년은 바야흐로 미국 달러가 독점하고 있는 글로벌 기축통화가 '다극체제'로 전환됨을 알리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목표제와 위안화 절상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제5차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미국은 되레 달러의 '슈퍼 파워'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G20회원국들은 서울회의에서 국제경제의 시스템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통화체제를 개선할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G20 의장국인 프랑스는 글로벌 기축통화 개편 문제를 G20에서 주요 의제로 다루겠다고 일찌감치 천명한 바 있다.
구체적인 논의도 곧 시작된다. G20 재무장관들은 2월에 파리에서 회의를 갖고 상반기 도출하기로 했던 '예시적 가이드라인'뿐만 아니라 국제통화체제 개편 문제도 다룰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단일 통화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화된 기축통화체제는 달러 외에 다른 유력통화가 포함된 형태일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이 그 대안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SDR은 현재 달러(41.9%), 유로(37.4%), 엔(9.4%), 파운드(11.3%)로 구성돼 있는데, 여기에 위안화 또는 위안화와 브라질 헤알화를 포함시켜 기축통화로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IMF는 올해 초부터 SDR 통화바스켓에 위안화와 헤알화를 편입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의 위상은 크게 위축됐으며, 미(美)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추가 양적완화(QE2)를 시행하면서 달러에 대한 신뢰는 곤두박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급부상한 국제통화체체 재편 논의는 미국 주도의 글로벌 거버넌스가 쇠퇴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급성장한 신흥국들은 경제분야에서 만큼은 '팍스 아메리카'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교역 규모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33.4%에서 2009년 40.5%로 급증했다.

G20회원국 중 선진국(G8)을 뺀 G12가 전 세계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24.0%를 기록, 미국(24.4%)에 육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년 후에 미국의 비중이 17%로 줄고, 대신 중국의 비중이 현 9%에서 23%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신흥국들의 위상 제고는 IMF 쿼터 재조정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IMF는 유럽 회원국 차지였던 의석수 2개를 신흥국으로 이전하고, 선진국의 지분 6%를 신흥국에게 넘기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단숨에 지분율 3위까지 올라갔고, 인도ㆍ브라질ㆍ러시아 등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도 18위에서 16위로 두 단계 올라섰다.

글로벌 경제에서 입지가 강화됨에 따라, 신흥국들은 신흥 경제권의 이익을 모색하기 위해 지역통합에 나서고 있다. 아세안(ASEAN)의 경우 역내 교역비중이 1990년 17%에서 2009년 24%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지역경제 내 단일 통화 사용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달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연간 500억달러가 넘는 양국간 교역 결제 때 달러 사용을 중단하고 위안화와 루블화 등 자국 통화를 사용하기로 했다. 페르시아만협력회의(GCC) 역시 중동지역 단일통화 도입을 추진 중이며, 중남미 국가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위안화는 한ㆍ중ㆍ일 동아시아 무역 결제통화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에 중국 당국은 한국계 은행을 위안화 결제 은행으로 지정했고, 한ㆍ중 수교 18년만에 양국간 무역결제가 위안화로 이뤄지기도 했다. 일본 역시 지난해 위안화 무역결제를 시작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국과 인도를 위시한 아시아 신흥국들의 부상으로 새로운 페러다임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대만과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로 인구 14억명ㆍ시장규모 5조3000억달러의 차이완(Chiwan) 시대를 열어 젖힌 데 이어, 동아시아 지역을 포괄하는 차시아(Chasia)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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