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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환의 펀드브리핑]'펀드愛 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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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환 한국투자증권 자산컨설팅부 부서장

2010년은 펀드업계에게 성장통의 한 해 였다.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식형펀드에서만 연간 12조원이 유출됐다.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기 보다는 글로벌금융위로 손실을 보았던 자금들이 원금에 근접하면서 펀드를 떠났다. 반면 자문형 랩시장은 2조원에서 5조원으로 급성장했다.
금융소비자들이 왜 펀드를 외면하고 있는 것일까? 고객의 수요(Needs)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한 천편일률적인 투자권유준칙은 적립식펀드 가입시에도 무려 1시간 반이나 소요돼 오히려 투자자들의 불만을 초래했다. 고객보호가 강조된 나머지 유연성이 부족했다.

더하여 투자자를 위한다는 펀드보수 인하도 오히려 금융회사의 펀드판매 관심도를 저하시키고 다른 수익원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풍선효과로 양질의 펀드를 다양하게 접할 기회가 줄어들게 됐다.

마지막으로 펀드 스스로도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객의 수요변화에도 불구하고 운용사 편의적인 실적평가, 과도한 환매 제한 기간, 2개월 이후에나 매매내역 조회가 가능한 사후관리 서비스 등은 랩상품에 비해 고객의 즉시성, 맞춤성 니즈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2011년에는 펀드시장에도 서광이 비칠 전망이다. 첫째, 경기회복에 따른 고객 수요의 다양화이다. 내년 글로벌 경제는 미국 소비경기의 점진적 개선과 중국의 제한적인 긴축을 통한 성장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에 자본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결합되면서 고객의 수요는 선진국 소비, 이머징 국가의 성장, 원자재 수요 등으로 다양화 될 것이며 펀드가 바로 그 해답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판매 프로세스 정착에 따른 규제완화이다. 자본시장법이 도입된 지 2년이 경과되면서 건전한 펀드판매 프로세스가 정착되고 있어 투자자의 수요를 반영한 시장친화적인 펀드판매 방안이 업계 및 감독당국의 노력으로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투자문화 변화에 따른 새로운 운용기법의 필요성이다. 지난 10년간 꾸준한 경제 성장과 더불어 개인의 자산도 크게 증가했다. 투자은행 메릴린치와 컨설팅회사 캡제미니는 100만달러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소유한 한국인을 10만5000명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고액자산가들이 늘어남에 따라 변동성이 낮은 자산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지키는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투자문화의 변화를 충족시킬 상품으로 다양한 운용기법을 구사하는 헷지펀드가 국내에서도 태동하게 될 것이다.

'줄탁동시(?啄同機) 라는 말이 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혼자가 아니라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함께 쪼아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내년 펀드업계는 고객 만족을 위한 제도개선과 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펀드 상품을 출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들도 고점에만 가입하는 쏠림투자나 뒷북투자 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인내하고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를 지속한다면 성숙된 펀드투자 문화의 성과를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2011년은 '펀드愛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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