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7일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권 차원의 사찰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사찰 의혹은 이번만이 아니다. 친박 핵심인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2월 23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한나라당의 계파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박 전 대표 역시 정부기관 차원의 뒷조사를 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당시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박 전 대표가 어느 중진 스님을 만나 식사를 한 며칠 뒤 정부기관에서 스님에게 꼬치꼬치 캐물었다"며 "박 전 대표가 스님을 만난 사실에 대해 정부기관에 이야기한 적도 없고 어떻게 정부기관에서 박 전 대표가 스님들하고 이야기한 것을 알았는지… 이게 말이 되느냐"고 밝혔다.
박 전 대표가 여야 정치권에서 갖는 영향력을 감안해볼 때 민주당의 이번 폭로는 향후 정국에 메가톤급 파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친박근혜계의 수장인 박 전 대표마저 정권 차원의 사찰대상이었다는 의혹이 만약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한나라당의 '친이 vs 친박'간의 고질적인 계파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한나라당의 계파갈등은 지난 대선 경선과정과 18대 총선공천, 세종시 수정안 정국을 거치며 분당 가능성마저 언급될 정도로 심각했지만 지난 8월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들며 오히려 훈풍이 불었다.
아울러 민주당의 폭로에 대한 박 전 대표의 반응도 주목된다. 4년 연속으로 백봉신사상을 수상한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가 이 자리에서 어떤 언급을 내놓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시계제로의 상황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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