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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툰드라' 내레이션 고현정 "내레이션 제안 거절한적 없어"

최종수정 2010.12.06 08:04 기사입력 2010.12.0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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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툰드라' 내레이션 고현정 "내레이션 제안 거절한적 없어"

[스포츠투데이 고재완 기자]SBS 수목드라마 '대물'에 출연하면서 SBS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 내레이션까지 맡아 화제를 모은 고현정이 내레이션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고현정은 우선 "제안이 오지 않아서일 뿐 다큐멘터리 제안이 올 경우 거절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앞으로도 다큐 내레이션은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물' 촬영 중 '최후의 툰드라' 내레이션을 하게된 계기에 대해 "TV 프로그램을 보는 것을 즐긴다. 그 중에서 다큐는 극도로 세련된 장르다. 연기를 할 때도 다큐멘터리처럼 재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시청자에게 진짜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다큐멘터리를 보기 위해서는 자신감을 갖고 준비된 상태에서 봐야 한다. 다큐를 보고 현실을 알게 되면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얻어맞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보고 난 뒤에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감을 먼저 가져야 한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은 현실 직시를 미룰 수 없는 나이가 됐다. 그런 의미에서 '최후의 툰드라'도 내레이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기와 내레이션의 차이에 대해 고현정은 "내레이션과 연기는 다른 점이 없다. 연기를 할 때와 같은 마음으로 임한다. 다른 점을 굳이 찾는다면, 연기에서는 울고 싶을 때 울고 웃고 싶을 때 웃지만 다큐를 내레이션 할 때는 비교적 담담한 객관적 자세를 유지한다. '최후의 툰드라'를 더빙하면서 웃고 싶은 때도 있었고 오늘 같이 울고 싶은 때도 있었지만 담담히 내레이션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지난 5일 방송한 '최후의 툰드라' 4부 '샤먼의 땅' 내레이션을 마치고 "'샤먼'의 계승자가 취재진의 요청으로 샤먼의 복장을 다시 입는데 멍하니 서 있는다. 샤먼의 능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의 얘기, 나의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 속에서 샤먼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해주는 존재였다. 샤먼이 아니더라도 예전에는 우리를 정화 시켜주는 어떤 누군가가 있었다. 그것이 가정에서는 엄마일 수도 있고. 그런데 지금은 다 사라져 버렸다"라고 말했다.
"'생피 한잔 할래?' '피 좀 줄까' 촬영장에서 이 말을 농담으로 주고받고는 한다. 이 말이 주변에서 크게 화자된 것으로 미뤄 시청자께도 깊은 인상을 남겼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고현정은 '최후의 툰드라' 중 특별히 감동적이었던 부분에 대해 "1부를 보고 친구와 문자를 주고 받았다. 네네츠족이 가장 멋진 가족애를 보여줬다. 우리가 왜 가족을 만들고 살아가는지를 네네츠족이 보여줬다고 이야기를 나눴다. 네네츠족이 사회가 발전해 가고는 있지만 정말 발전하려면 이것들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다.게다가 얼굴 색도 우리와 같아서인지 가깝게 느껴졌다. 우리도 몇 십년 전에 이렇게 살았는데 하는 아쉬움도 들고. 삼한 사온도 없어지고, 잃어버린 것이 너무 많다. 어린 두 꼬마 형제가 툰드라를 벗어나 기숙학교에서 진한 형제애를 보여주는 장면도 잊을 수 없다. 또 4부 '샤먼의 땅'에서 이고르와 이고르 아들이 샤먼의 능력을 잃어버린 모습은 너무 슬펐다. 결국 샤먼의 능력 역시 아무리 유전된다고 하더라도 갈고 닦지 않으면 없어져 버린다는 것이 아닌가. '이제 무슨 일을 해야 하나'라는 그들의 탄식이 지금도 아프게 내 가슴을 두드린다. '신이 찾아오실 뿐 우리가 신을 부를 수는 없다.'는 말도 인상 깊다"고 전했다.
'최후의 툰드라' 내레이션 고현정 "내레이션 제안 거절한적 없어"

고현정은 또 "시베리아에서 유럽에 이르는 철도 여행에서 많은 아시아 아이들이 폭행을 당한 뒤 버려지고 있다. 할레를 받는 여자 아이들을 돕는 일을 하다가 파리의 어떤 자유기고가로부터 이 얘기를 듣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양 남자들이 어린 동양 남자 아이들을 돈으로 사서 몇일을 즐긴 뒤 철도 중간중간 버리는 것이다. 이 아이들은 평생 기저귀를 차고 살아야 한다. 우리가 도울 수 있는 것은 기저귀 값을 보태주는 것뿐이다. 이 아이들 중에 한국 아이들도 있었다. 예전에는 이 야만적 행위들이 전단지까지 뿌려가며 버젓이 행해지고 있었다고 한다. 나는 선진국들이 열악한 곳에 들어가 그 곳을 그들 식대로 깨끗하게 해준다며 바꾸어 놓는 것도 위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살던 대로 놔두는 것이 오히려 옳지 않을까. 비판 의식이 살아 있는 다큐들이 많이 방송됐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덧붙여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시청자분들께도 많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최후의 툰드라'는 우리가 잃어버리면 안 될 것들, 우리가 잃어버리고 사는 것들, 우리의 가족애, 이런 것들을 깊이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포츠투데이 고재완 기자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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