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과 무엇이 차이 나기에= 퇴임 후 상도동 사저로 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호시설은 904㎡(274평)에 총 18억3000만원이 들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교동 사저 경호시설은 227㎡(69평)에 19억7200만원이 소요됐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위치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 경호시설은 1155㎡(350평)에 35억7900만원을 썼다. 부지매입비용만 보면 세 명의 전직 대통령들은 각각 9억5000만원, 7억800만원, 2억5900만원이 들었다.
또 이 대통령의 사저가 위치한 지역은 '1종 일반 주거지'로 용적률이 100%밖에 안 돼 대지평수를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같은 서울에 위치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 경호시설 대지 69평의 부지매입 비용보다 10배 차이난다는 설명이다.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지난달 25일 청와대 예산을 심사했던 운영위 예산심사소위 회의록을 보면, 김학용 한나라당 의원은 "이론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이게 (전직 대통령들과) 단순비교를 하게 되면…참 묘하게 돼 있다"고 높은 비용에 대한 비판 여론을 우려했다. 같은 당 김성회 의원은 "어차피 (대통령) 경호에 관한 문제니까 넘어가자"고 원안처리를 주장했다.
논란 끝에 소위는 한 차례 정회됐다. 한나라당은 내부 논의 끝에 10억원의 삭감을 민주당 측에 제안했다. 국민들이 보기에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데 공감하면서도 대통령의 사저를 옮길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이유로 달았다. 소위는 다시 정부와 논의 끝에 부지매입비 70억원 가운데 30억원을 삭감하기로 했다.
하지만 운영위는 '추가비용이 발생할 경우 예비비에서 반드시 지급하도록 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아 놓아 청와대가 언제든지 부지매입비 70억원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계수조정소위의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퇴임 이후 사저 경호시설이 필요한 것은 인정되지만 과다하게 책정됐거나 낭비성이 있는지 여부는 심사 과정에서 면밀하게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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