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회사 또한 북한의 낮은 농업생산성 개선을 위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북한이 가지고 있는 화학비료원료 매장량이 비료의 생산원가절감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알려줬습니다. 후배는 이제 방위산업 관련 주식을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고 우울하게 말했습니다. 저는 여러 번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습니다. 통일이, 아니 북한의 변화가 제 삶에 어떤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지 사실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점을 깨달으면서 말이지요.
그러나 이렇게 준비가 안 돼있는 그 일들은 우리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크기의 엄청난 변화를 우리 모두의 삶에 가져다 줄 것이고, 아마도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차근차근 준비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된다면? 등에 식은땀이 날 지경입니다.
늦은 시간까지 우리는 북한의 포격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이리저리 따져보았습니다. 음모설에 자주 유혹되는 저는 어쩌면 북한의 지도자들이 대규모 매도포지션을 잡았던 것은 아닐까, 그런 섣부른 의심도 해보았습니다. 시장에서 예외적으로 매도포지션이 늘어나는 것이 테러의 전조 가운데 하나라는 설을 떠올리면서 말이지요.
나치즘과 시오니즘을 함께 비판했고, 그 과정에서 나치의 위협을 받았던 미국의 양심적인 저널리스트 도로시 톰슨은 여러 전쟁을 지켜보면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평화는 갈등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에 대한 창의적인 해결책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요. 두려움 때문에 평화에 매달린다면 겁쟁이지만 평화를 지키기 위해 이성적이고 창의적인 대안을 찾는 과정은 무력을 사용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용기를 필요로 할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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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려고 맞았는데 아이가 생겼어요"…난리난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