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전쟁과 주식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연평도가 불탔다. 백수십발의 포탄이 대한민국 영토로 날아왔다. 젊은 해병대원들이 전사하고 중경상을 입었다. 1953년 휴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10여년동안 연평도가 위치한 서해의 북방한계선(NLL) 근처에서 남북 해군간 교전만 세차례 있었고, 올 봄에는 천안함 침몰사건까지 있었지만 대한민국 영토가 피폭된 것은 처음이다.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과거 위기때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북한과 대치하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내성도 그만큼 커진 것 같다. 이러다 전쟁 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엄습하고, 예비군 동원령이 내려졌다는 거짓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대북 리스크 부각때마다 나타나던 라면 사재기 현상 등은 사라진지 오래다.
증시에서도 마찬가지. 전날 장종료 후 연평도 피폭 소식이 전해지면서 선물시장이 급락하고, 시간외거래에서 하한가 종목이 1000개를 넘었지만 포성이 멎으면서 투심도 진정되기 시작했다. 가장 우려했던 외국인의 이탈 가능성이 낮아보인다는 점이 시장참여자들을 안도케 했다.
외국인은 시간외거래와 야간선물 시장에서 매수를 했다. 대북 리스크 부각때마다 외국인이 떠나고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국내기관이 이를 받치던 모습과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진 것이다. 물론 전날 시간외거래와 야간선물시장에서 행보로 외국인들이 매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섣불리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포성은 멈췄지만 여전히 남북의 대치상황은 진행형이다.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른다. 외국인들의 매매 패턴도 개장 후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전문가들도 단기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1800대로 밀리는 것은 기정사실처럼 보인다. 1800대 중후반을 지지선으로 제시한다. 일각에서는 1800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도 한다.
하지만 이처럼 급락할 때가 기회라는게 여의도 시각이다. 지금까지 북한과 대치 상황이 고조될 때마다 단기 급락후 반등하는 되돌림 현상을 겪은 학습효과다. 이번 도발이 영토 폭격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란 점에서 과거와 달리 봐야 한다는 의견은 소수다.
전쟁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하며 시간외거래에서 주식을 던지는 가운데도 방위산업주 등 전쟁테마주들에는 사자 주문이 몰렸다. 전쟁테마들은 시간외단일가 거래에서 대부분 상한가를 쳤다.
대한민국이 북한의 포격으로 충격을 받은 사이, 유럽에서 악재가 또 불거졌다. 아일랜드 문제로 유럽국가 부채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유럽과 미국증시가 동반급락했다. 가뜩이나 북한때문에 불안해진 투심에 악재가 하나 더 얹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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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4일 개장초는 편안치 않은 시장이 될 요소들을 두루 안고 시작하게 될 전망이다. 위기는 기회다. 맞는 말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급락마감했다. S&P500 지수는 1.4% 미끄러진 1180.7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 11일 1.8% 하락세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42.21포인트(1.3%)가 빠진 1만 1036.37을 기록했다. FBI의 월가 헤지펀드의 내부거래에 대한 압수수색 조사가 이튿날로 이어지면서 투심을 위축시키며 주가 하락세를 부채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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