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추가협상 타결 임박..車업체 '주판알 튕기기'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한미 FTA 추가협상 타결 임박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차와 미국차 업체의 주판알 튕기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추가협상이 미국차에 다소 유리한 쪽으로 전개됐지만 미국차 보다는 한국차 수출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이번 추가협상에서 우리나라는 미국측의 자동차 관련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했다.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안전기준을 비롯해 연비 및 배기가스 등 환경기준도 완화키로 했다.
정부는 2015년부터 리터당 17km로 연비기준을 강화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km당 140g으로 제한한다는 환경기준을 마련했는데, 적용 예외 기준을 당초 연간 판매대수 1000대 미만에서 미국의 요구대로 1만대 이하로 완화할 방침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우리 정부가 미국측 요구조건을 수용한 것을 놓고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현 시점에도 현대ㆍ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질주를 하고 있는데, FTA 발효 이후 관세가 사라지면 성장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미국과의 추가협상 내용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지만 관세장벽이 사라진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가격 경쟁력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ㆍ기아차의 대미 수출은 금융위기 이후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의 연간 생산대수는 186만대인데, 이 가운데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6%에서 올해 51%로 상승했다. 전체 생산대수의 절반 이상이 미국으로 향하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쏘나타의 인기로 올해 미국 수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면서 "한미 FTA 체결로 인해 수출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수입차업체 CEO도 "한미FTA가 현대ㆍ기아차에 오히려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차 수입업체들은 조용하다. 국내에 유리하게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지만 포드, GM, 크라이슬러 등 미국차 수입업체들은 FTA 협상이 끝나야 알 수 있다는 신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안영석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은 "좋은 기회를 활용할 수는 있겠지만 특별히 유리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향후 전략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장재준 GM코리아 사장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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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차 업체들의 반응이 미지근한 것은 문호 개방이 곧바로 판매 확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즉 관세 등 각종 규제가 미국차의 판매를 억누른 게 아니라 '크고 힘센' 미국 자동차 자체가 고객들을 끌어당기기에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이미 한-EU FTA가 체결된 점도 미국차 업체들을 무덤덤하게 만든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EU 역시 FTA를 맺은 만큼 한국 시장에서 미국차가 갖는 경쟁력은 특별할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장재준 사장은 "관세가 내려가면 가격경쟁력이 생기지만 유럽차 업체들도 그만한 여지를 갖는 만큼, 한미FTA에 따른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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