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번엔 생산자물가다. 한국은행은 어제 10월 생산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상승률은 2008년 12월의 5.6% 상승 이후 1년10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개월만에 4%를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일주일 전이다. 그 때만 해도 배추파동으로 상징되는 신선식품의 폭등 탓이겠거니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생산자물가 급등 내역을 보니 걱정이 앞선다. 일시적인 농산물 파동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공산품의 오름세가 예사롭지 않다. 1년 전에 비해 4.8%가 올랐다. 석유제품 등은 9.8%, 화학제품은 7.0%, 1차 금속제품은 15.8%나 뛰었다. 공산품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오름세는 결코 안심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수급불균형 등으로 시세가 급등락하는 농산물과 국제적 교역이 활발한 공산품 가격의 움직임이 같을 수 없다. 국제 기름 값과 원자재 가격이 뛴 데 영향을 받은 결과다.
실제로 1년 전과 비교한 농림수산품 상승률은 29.5%에 달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오히려 7.1%가 내렸다. 8, 9월에 많이 오른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결과다. 반면 공산품은 전월보다 0.4%가 올랐다. 전체 생산자물가 오름세(0.1%)를 공산품이 이끌었다는 얘기다.
생산자물가의 오름세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최근의 생산자물가 추이를 감안할 때 이미 크게 오른 소비자물가를 다시 자극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물가불안을 농산물 파동에 떠넘기거나 환율에 기대는 식의 안이한 자세로 대처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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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물가대책의 일환으로 주요 생필품을 중심으로 48개 품목을 선정, 국제시세와 비교해 발표하기로 했다. 결과에 따라 관세인하, 유통구조 개선 등의 대책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눈 익은 대책이다. 국제시세 비교는 2008년부터 시행됐고, 집중관리한다는 MB물가도 있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심각한 고민과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경기흐름도 예전 같지 않다.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말만의 유통개혁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금리를 올리고 떠도는 뭉칫돈에는 물꼬를 터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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