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투협의 노사갈등 소통의지는 있지만..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인사 속에 조직의 모든 것들이 함축돼 있다는 의미다. 전날 발표된 금융투자협회의 인사 역시 마찬가지다. 이 안에서 조직 재편과 노조와의 갈등에 대한 속내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와 노조가 부산지회 확대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번 인사에서 부·팀장급 세 명을 부산으로 전보하고 기존 부산지회에 파생부문과 금융중심지 지원 부문, 회원 서비스 부문을 신설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부산지회로의 기능분산과 확장은 정치적인 압력에 의한 것으로 민간기관인 협회가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협회의 입장도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키운다는 정부의 의지가 있고 그에 따른 수요가 있기 때문에 업무 확장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파생기능을 부산으로 분산해 파생상품 중심지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정치적 압력에 따른 비효율적인 이동이라는 노조의 주장과 필요에 의한 자체적인 확장이라는 협회의 주장은 당장의 논리로 판단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 결과는 부산 확장 이후 나오는 가시적인 성과물로 판단해야 한다. 그때서야 지방 이전을 기피하는 노조의 이기주의 인지, 정치적 압력에 의한 협회의 실책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당장에 주목해야 할 것은 부산지회의 문제가 아니라 올 들어 두 차례나 표면화 된 협회와 노조의 갈등이다. 협회는 지난 8월 타임오프제 도입으로 한차례 홍역을 겪었고 이번 부산지회 확장 문제로 갈등이 또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협회는 노조와의 갈등은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당장 농성이 진행 중이고 노조 측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이 없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번 임원 인사안 중 일부가 노조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 창구 교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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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창구를 교체했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이는 소통의 의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갈등 해결의 실마리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문제 해결의 의지가 있다면 갈등의 모습을 인정하고 상생을 시도하려는 모습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 해결은 문제를 인정하는데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공식적으로 하는 이야기를 대화라고 하고 숨어서 하는 이야기를 밀담이라고 한다. 공식적인 이야기가 중요한 것은 그것이 갖는 밝은이미지 때문만은 아니다. 때로는 공식석상이 갖는 책임과 구속력이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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