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선수들이 스스로 싸움을 할 정도로 놀랍게 성장해줬다.”
SK는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4-2의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시리즈 전적 4연승으로 지난 2007년과 2008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다음은 김성근 감독과의 일문일답.
- 우승 소감은?
-투수 운용에서 중요시했던 점은?
“한국시리즈 전에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적재적소에 투입한 게 주효했다. 엔트리에 우완투수를 많이 포함시키려 고민했는데 이승호(등번호 37)의 기록을 정리하다가 삼성과 경기에 강했던 것 같아서 카도쿠라 대신 2차전 선발로 기용했다. 데이터 분석에 따라 선수들이 움직여줬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큰 고비는 언제였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투수 로테이션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김광현을 어떻게 쓰느냐가 고민이었다. 다행히 삼성이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치르며 1차전에서 차우찬을 내세우지 못한 덕분에 김광현을 1차전에 내세울 수 있었다. 1차전을 놓치면 4연패할 것 같았지만 김광현이 잘 막아줘서 삼성과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특별히 고마운 선수는?
“사실 정우람이 손톱이 반 정도 깨졌고 송은범도 근육이 뭉쳤는데도 잘해줬다. 이게 SK가 아닌가 싶다.”
-삼성을 상대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정규시즌에서 상대 젊은 선수들의 도루와 베이스 러닝에 고전했다. 특히 좌타자들에게 안타를 많이 맞았다. 도루를 막으면서부터 삼성 타자들이 움직이지 못했다. 그런 부분을 연습한 게 잘 맞아떨어졌다.”
-2002년 대구구장에서 아깝게 준우승한 뒤 8년 만에 우승한 소감은?
“특별한 의미는 없다. 잠실구장에서 두 번 우승했고 대구구장에서 우승했는데 남의 집에서 우승한 것 같아 조금 미안하다. 어쨌든 4연승 우승은 우리로서는 대단한 기록이라 생각한다.”
-은퇴를 선언한 김재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김재현은 대구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와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아직도 4~5년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술 먹으면서 은퇴를 만류해보겠다.”
-11월에 대만과 일본 챔피언과 맞붙는 전략은?
“한국시리즈가 금방 끝나 그걸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대표선수들이 얼마나 빠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올시즌 전체를 통틀어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시즌 초반 김광현 송은범 글로버 등 주전투수들이 부상을 입었다. 그래서 4위도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출발이 좋았다. 또 뒷문 단속이 불안해져 송은범을 마무리로 돌려야 했다. 적재적소에서 선수들이 잘 해줬다.”
-선수들이 감독의 야구를 얼마나 이해한다고 생각하는가?
“선수들은 스스로 싸움을 할 정도로 놀랍게 성장해줬다. 글로버가 이렇게 던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우리 팀은 준비 과정이 다른 팀보다 길고 신중하다. 그것이 자신감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올시즌에는 전력분석도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내가 강화시키는 게 아니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전력분석도 매년 성장하는 것 같다. 그것이 SK의 힘이다.”
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 glory@
스포츠투데이 사진 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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