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태광의혹'서울지방국세청 압수수색(종합)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태광그룹의 비자금 조성과 로비의혹을 수사중인 서부지방검찰청이 18일 서울지방국세청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날 검찰은 국세청 조사4국을 조사하며 지난 2007~2008년 태광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며 정관계 및 금융권 인사 100여명의 로비명단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서부지검에 따르면 국세청은 2007년 태광그룹의 모기업인 태광산업과 고려상호저축은행,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을 상대로 실시한 특별세무조사에서 증여, 상속세 포탈혐의를 파악했다.
특별세무조사를 벌인 계기는 2006년 라자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장하성 펀드)가 태광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 때문이었다.
당시 국세청은 이 회장이 지난 1996년 선친으로 부터 물려받은 차명주식을 현금화해 1600억원을 관리하고 있다며 자진신고를 받았다고 밝혀냈다. 그러나 국세청은 이 건에 대해 증여세 최고세율 50%를 적용해 세금만 790억원을 추징하고 자진신고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이 회사를 고발하지 않았다.
서부지검은 또 이 회장이 고려상호저축은행 예금과 태광산업 차명주식, 3자명의 부동산으로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20년 넘게 관리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회장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로비를 벌인 것으로 보고 비자금 용처 등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선친인 고 이임용 회장에게서 물려받은 차명재산을 계열사들을 통해 관리하면서 모친인 이선애씨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내부 고발자 진술을 토대로 차명 계좌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계좌추적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준규 검찰총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서부지검이 수상중인 한화, 태광그룹과 관련된 의원들의 질의에 "우리(검찰)의 관심은 비자금으로, 늘 일선에 돈의 흐름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라고 강조한다"며 "한화ㆍ태광그룹 수사도 비자금 흐름을 파헤쳐 보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두 사건의 수사를 모두 서울서부지검이 맡은 것과 관련해 "한화그룹 수사는 서부지검에서 하는 게 타당하는 판단에 따라 배당했고, 태광그룹 수사는 그쪽에 제보가 들어가 수사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1위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티브로드를 소유한 태광그룹은 2008년 방통위가 방송법 시행령을 바꿔 전국 권역의 소유 제한 규정을 완화하자 티브로드 경쟁사인 큐릭스를 인수했다. 태광그룹은 큐릭스 인수 과정에서 정관계에 적극적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더불어 흥국생명 해직 노조원들로 구성된 '해직자 복직투쟁위원회'는 이 회장 일가가 흥국생명 지점 보험설계사 115명 명의를 도용해 만든 계좌에서 저축성 보험 313억원을 운용했다는 제기, 최소 8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장하성 펀드에 따르면 태광산업의 감사에게 회사를 대표해 이사들의 임무해태행위로 발생한 태광산업의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추궁하는 소송을 제기할 것을 청구했다. 감사는 30일 이내 이사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감사가 이 기간내에 주주들의 청구를 거부하면 주주들이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펀드측은 대광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흥국화재해상보험 주식 193만여주를 흥극생명보험에게 매각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시가에 매각한 것은 경영권 프리미엄 상당 금액을 포기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판단했다.
흥국화재해상보험의 주식 193만여주는 총발행주식수의 37.6%에 달하는 규모이며 흥국생명보험은 이 회장 가족이 7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태광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대한화섬 주식 22만여주 역시 한국도서보급에게 실질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채 시가에 매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태광산업이 이 회장 가족이 100%지분을 보유한 동림관광개발에 투자한 것은 상법상 주요주주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자금제공(신용공여)금지 규정을 위반하고 투자금액 상당액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판단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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