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암살징후.. 불안한 황씨신변보호 어떻게 했나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에서는 주체사상의 대부로, 남한으로 망명후에는 북권력 비판자로 활동해오던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국제비서가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시부터 20여분간 진행한 1차 검안결과를 바탕으로 황전 비서가 심장마비로 자연사한 것으로 잠정결론내렸다.
정부 관계자는 11일 "황씨가 기거했던 논현동 안가에 외부인의 침입흔적이 없고 검안결과를 볼때 암살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하지만 정확한 사망시각과 사인규명을 위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하고 결과를 이날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에서 황씨의 사인을 놓고 자연사냐 암살이냐 정확하게 밝히려고 하는 것은 그동안 황씨가 대북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컸던 것은 물론 북한의 암살징후가 컸기 때문이다.
2006년 말에는 핏빛페이트를 칠한 황씨의 사진, '배신자는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경고장과 손도끼가 담긴 소포가 황씨 앞으로 배달되기도 했다.
또 탈북자를 가장해 국내로 들어왔다가 지난 4월 검거된 동명관 등 공작원 2명은 "황가놈이 자연사하게 내버려둬선 안된다. 황장엽의 목을 따라"는 지령을 받았다. 지령을 내린것은 북한의 대남 무력공작의 총책격인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장 김영철(노동당 중앙군사위원)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10일 지역 10년과 자격정지 10년씩 선고한 판결이 검찰과 피고인들의 항소포기로 확정됐다.
북한에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지난 6월 기소된 전직 안기부 대북공작원 '흑금성'도 북측 공작원에게서 "황장엽의 주거지와 동선을 파악하라"는 임무를 받고 활동했다. 또 2006년 탈북자로 위장해 활동하다 검거된 고정간첩 원정화 역시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을 통해 황씨에게 접근하려 시도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암살징후에 정부에서도 황씨 보호를 위한 특별조치를 내렸다. 황씨가 그동안 머물렀던 곳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72-10. 이곳은 등기부등본의 소유주란에 '국(국가를 의미)'이라고만 쓰여져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주택과 달라보이는 것이 없어 이웃주민들조차 황전비서가 이곳에 머무르고 있는 사실을 몰랐다.
하지만 높이 3m의 담장안에는 철통같은 보안이 이뤄진다. 담장안쪽으로 쇠고리와 가시철망이 설치돼 외부의 침입은 쉽지 않다. 또 지붕과 담장에는 360도를 감시할 수 있는 7대의폐쇄회로(CCTV)가 설치돼있고 10여개의 적외선 센서도 작동되고 있었다.
건물 안쪽에는 각종 화기로 중무장한 20여명의 신변보호팀이 황전 비서를 밀착경호했다. 사망한 날 역시 5명의 경호원이 상주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층에서 주로 머문다. 황전비서관이 머무르는 2층에는 저격을 대비해 창살과 방탄유리를 설치하고 마당에는 맹견을 풀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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