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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 부도난 호텔, 짓지도 않을 거 왜 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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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개발공사, 송도국제도시내 호텔 인수 과정 '미스테리'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도시개발공사가 거액을 주고 건설 도중 부도가 난 대형호텔을 인수해 놓고 지금까지 미완공 상태로 방치해 의혹이 일고 있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도개공은 2008년 11월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E-4블록(연수구 송도동 38, 38-1)에 공사 중이던 대형호텔을 488억원에 사들였다.
호텔을 짓고 있던 대덕건설이 부도위기에 몰려 더 이상 공사 진행이 어려워지자 "다음해 열릴 인천세계도시축전 행사를 위한 숙박 시설 마련 차원에서 반드시 호텔을 완공시켜야 한다"는 명분에서다.

당시 장기숙박동(지상 30층ㆍ278실)과 비지니스용(지상 15층ㆍ278실) 등 2개 동의 건물공사가 18% 가량 진행된 상태였다.

하지만 인천도개공은 이후 도시축전이 끝날때까지 호텔 공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았고, 현재까지 방치 중이다. 인수 과정에서 이런 저런 일로 시일이 걸리는 바람에 도시축전 때까지 완공이 불가능해지자 아예 공사를 중단한 것이다.
인천도개공으로선 당초 목표였던 도시축전 숙박시설 활용은 커녕 이후 '폐허'로 방치해 송도국제도시의 미관만 해치고 있는 것이다.

인천도개공은 이 과정에서 감정평가 등 인수 가격에 대한 검증없이 '달라는 대로' 주고 호텔을 인수했다. 인천시도 이례적으로 일요일에 직접 관계기관 회의까지 열고 '지역업체 지원'을 명분으로 호텔 인수를 지시하는 등 적극 개입했다.

이러자 인천 지역에선 '뒷 돈 거래' 의혹 등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 일정상 도시축전때까지 완공이 어렵다는 것은 건설 공사의 기본만 알아도 파악할 수 있었을 텐데 인천도개공이 그걸 안 했다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라며 "공기업이 부도난 민간기업의 부실 사업을 이렇게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나선 것은 사례를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도 지난 8월 말부터 특별감사팀을 투입해 호텔 인수 과정의 문제점을 집중 감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류수용(부평2) 인천시의원은 지난 29일 시정질문에서 송영길 시장에게 "민간기업이 건설하던 호텔을 감정평가 없이 무슨 근거로 그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서 인수하게 되었냐"며 "아무리 상황이 급하더라도 절차를 깡그리 무시하고 시장의 지시만으로 혈세를 사용한 것은 시민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송 시장은 인수 과정의 문제점은 없다고 답했다.

송 시장은 "저 또한 시장으로 당선되기 전까지 부도난 업체의 건축물을 매입한 것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당시는 도시축전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송도에 특급호텔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전임시장께서 관련기관과 협의를 거쳐 결정하셨던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송 시장도 "다만 인수해 완공하겠다는 정책결정이 부동산 경기침체를 비롯한 미래의 외부 환경 변화 예측이 빗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정책 결정한 전임시장은 선거로 심판을 받았고 도개공 사장 또한 교체됐다"며 "인수한 호텔은 매각을 추진 중이며, 매몰비용을 최소화하도록 현실적인 매각 방안을 검토 추진해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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