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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서초동에 ‘래미안 타운’ 들어서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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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2차 재건축 총회서 시공사로 삼성건설 선정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이렇게 경쟁하면 건설사들 다 출혈이 클 겁니다. 삼성도 예외 없어요. 공공관리제가 시행되기 전에 시공사를 선정하는 막바지 강남물량인 만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목표 때문이죠. 문제는 조합원분들이 잘 안 만나주셔서 설득할 기회가 없다는 겁니다. 네임밸류에 따라 투표하지 않으시길 바랄 뿐이에요.”
서울 서초구 우성 2차 재건축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관계자의 말이다. 서초 우성2차 주민총회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환경이 달라지기 전에 ‘일감’을 차지하려는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전으로 뜨거웠다. 사흘 뒤 10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되는 공공관리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중형건설사뿐만 아니라 대형건설사도 안심할 수 없다.

공공관리제가 시행되면 민간주도로 이뤄졌던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공공기관의 감시를 받게 된다. 시공사 선정시기가 사업시행인가 후로 늦춰지면 건설사들은 이때까지 재건축·재개발 '수주가뭄'을 겪게 된다며 우려하는 것이다.

주민총회 안팎은 국회의원 선거를 방불케 하는 ‘판촉행사’로 붐볐다. 총회 밖에서는 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림산업, SK건설 직원들이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총회 안에서는 ‘칼자루를 쥔’ 조합원들이 낮은 목소리로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이었다.
총회 밖 건설사들 고군분투..일렬횡대로 늘어서 홍보
공공관리제 시행을 사흘 앞두고 서초 우성2차 재건축을 수주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시공사 입찰업체 직원들이 조합원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공공관리제 시행을 사흘 앞두고 서초 우성2차 재건축을 수주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시공사 입찰업체 직원들이 조합원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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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초구 우성2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경쟁은 삼성건설·대림산업·SK건설의 3파전이었다. 시공사 투표 전에 설명회에 참석하려는 조합원들이 모여들자 각 건설사 직원들은 여지없이 기호 O번을 외치며 ‘한 표’를 부탁했다.

세 건설사 중 가장 유력한 후보는 단연 삼성건설이었다. 삼성건설은 3일간 치러지는 수주경쟁에서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재건축과 재개발사업장의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해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 2001년에 서초 우성1차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됐던 삼성건설의 ‘서초사랑’은 남달랐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서초지역은 사옥이 위치해 있어 굉장히 공을 많이 들였다”면서 “서초 일대를 '래미안 타운화' 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성1~3차와 무지개·신동아까지 합하면 5000가구가 넘어 말 그대로 마을이 될 공산이 충분하다.

대림산업과 SK건설도 삼성건설 맞은편에 서서 조합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띠를 둘렀다. SK건설은 다소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에 대림산업은 'e편한세상'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는데 중점을 뒀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중산층 이상이 사는 지역이라 대단지가 아니어도 브랜드와 고급마감재 등으로 승부할 수 있다”고 말해 삼성물산(건설부문)의 래미안 타운을 경계했다. 관계자는 또 “공사비가 다소 비싼 것은 에너지 50% 절약형 주택을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오히려 장점으로 돌려 말하면서, “대림산업은 건설에만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결과는 삼성물산 90% 지지.. ‘예상된 압승’

노란 딱지를 붙인 조합원들이 투표용지와 설명자료를 보며 시공사 선정투표를 준비하고 있다.

노란 딱지를 붙인 조합원들이 투표용지와 설명자료를 보며 시공사 선정투표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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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우성2차 재건축 시공사는 삼성물산(건설부문)이 선정됐다. 사진은 조합원 2명을 증인으로 투표함을 개봉하는 모습이다.

서초 우성2차 재건축 시공사는 삼성물산(건설부문)이 선정됐다. 사진은 조합원 2명을 증인으로 투표함을 개봉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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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선정을 위해 인근 서운중학교에 모인 조합원들은 마음이 이미 ‘래미안’으로 기울어 보였다. 래미안 타운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시공사 후보들의 설명동영상이 상영될 때도 삼성물산은 기호 2번인데 홍보동영상은 세 업체 중 마지막으로 보여줘 피날레를 장식했다. 영상이 끝나자 다른 업체들과 달리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서초 우성2차의 한 조합원도 “삼성 모델하우스만 붐볐지 나머지는 가보지도 않는 것 같더라”면서 “다른 주민들도 아무래도 삼성이 낫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투표결과는 단연 삼성물산이 총 263명(재적수)중에 252표로 시공사로 선정되었다.

공공관리제, 고분양가 우려도

공공관리제 시행을 앞두고 건설사들은 얼마 안 남은 물량을 따내기 위해 알면서도 출혈을 감수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이번 서초 우성2차 재건축에서도 삼성물산이 이주비로 가구당 평균 4억700만원을 제시하는가 하면, 세 업체 모두 가구당 이사비용으로 1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러한 비용들이 결국 분양가에 반영되면 고분양가를 야기하고 이로인해 미분양을 낳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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