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롯데칠성, 공정위·국세청 출신 사외이사 영입 ‘왜’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가격인상 혐의로 과징금 및 검찰 기소 받자.. 공정위 출신 영입
탈세 방조 의혹 전과 있는 롯데칠성...국세청 인사도 사회이사로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거액의 과징금 폭탄을 맞은 롯데칠성이 공교롭게도 전(前)공정위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력인 주류사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국세청출신 인사도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이 영위하고 있는 음료 및 주류시장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두 곳의 정부부처출신 인사가 이사로 선임돼 활동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공정한 시장 질서를 크게 훼손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롯데칠성에 따르면 올 3월 전 공정위 약관제도 팀장 출신인 조성국씨와 중부 지방국세청 청장 출신 김호업씨 등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청량음료 가격을 담합 인상했다는 이유로 거의 성수기 분기별 순이익에 맞먹는 21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정황 대표는 검찰에 기소까지 됐다.

1년여가 흘렀지만 여전히 소송이 진행 중이다. 롯데칠성쪽에서 과징금 부과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현재 고등법원에서 계류 중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정위의 정 대표 고발 건에 대해 중앙지검에서도 조사가 한창 진행하고 있어 공정위와 첨예한 이해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진로 등 동종업계에선 찾아보기 힘든 사외이사 선임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공정위 출신인 조 씨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고위공무원 등에 대해 ‘퇴직일로부터 2년간, 퇴직 전 3년 이내에 소속 부서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리 사기업체에 취직할 수 없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이나 공정위 양쪽 모두 문제될 것이 없으며 적법하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롯데칠성의 사외이사 임명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롯데칠성이 부과받은 과징금은 조 씨가 공정위 재직당시 근무했던 약관제도팀의 업무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지원장으로서 ‘직접 감독’했거나 ‘직접적인,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한 취업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업무를 맡지 않았더라도 기수와 서열이 엄격한 공무원 조직 특수성을 감안하면 이들이 후배 공무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한 전문성을 빙자해 출신 부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거나 이해관계가 달린 정보를 빼내기 위한 로비스트로 활동하는 개연성도 낮지 않다.

중부국세청장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도 논란거리다. 지난 2007년 롯데칠성은 국세청 공무원들과 결탁해 불법적 영업 관행과 탈세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된바 있다.

당시 롯데칠성은 이 사건을 계기로 6개월 동안의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았고, 일부 거래처의 관행적 매출 누락이 드러나 이에 따른 불성실 가산세를 납부하는 망신을 당했다. 노조에선 롯데칠성이 총매출금액대비 허위 세금계산서 금액이 최소 35%이상으로 2000억원 규모가 넘는다는 폭탄선언을 하기까지 했다.

이런 ‘전과’가 있는 롯데칠성이 사외이사로 지방국세청장을 영입했다는 것 자체가 도덕적인 비난을 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특히 나머지 사외이사도 롯데호텔 출신이 자리를 하고 있다. 자사 계열사 출신 사외이사를 한 명도 두지 않고 있는 삼성, 현대차, SK, LG와는 대조적이다.

재계와 시민단체 등에선 롯데칠성이 유관 정부부처 출신 인사나 전직 임직원들을 대거 사외이사로 중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 섞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자칫 이들이 이사회에서 총수일가를 위한 거수기로 전락해 사외이사 제도의 참된 취지를 살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까닭에서다.



이규성 이창환 기자 bobos@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뒷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