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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모, "'시대극 배우'보다 연기 내공 더 쌓고 싶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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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젊은 취향의 트랜드 드라마가 하고 싶은데......”

배우 안재모의 고민은 꽤 심각해 보였다. 지난 24일 KBS수원드라마센터. KBS 주말드라마 ‘자유인 이회영’ 현장공개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그간 긴 공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시대극에 맞춰진 배우’라는 이미지 탓에 많이 괴로웠다.”

안재모는 올해 연기 16년차다. 어느덧 ‘베테랑 배우’ 반열에 성큼 다가섰다. 1996년 KBS 드라마 ‘어른들은 몰라요’를 시작으로 KBS ‘용의 눈물’, KBS ‘왕과 비’, SBS ‘야인시대’ MBC '남자의 향기' 등 주옥같은 작품에서 열연을 펼쳤다.

하지만 작품을 하나씩 마칠수록 자신만의 고심에 휩싸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느껴지는 연기의 어려움. 정체가 불분명한 장애는 히말라야의 높은 산만큼이나 높게 여겨졌다. 그간 쌓은 연기 내공을 모두 내려놓게 만들 정도로.
“연기를 그만 둘 생각까지 했었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

앞을 가로막은 장벽의 정체는 정형화된 이미지였다. 안재모는 시청자들에게 시대극에 능한 배우로 익숙하다. 연기자로 데뷔한 뒤 처음 이름을 알린 건 사극 ‘용의 눈물.’ 뒤를 이어 이슈를 모은 작품 또한 ‘왕과 비’, ‘야인시대’ 등 모두 시대극이었다.

조선시대나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부각된 이미지는 안재모에게 부과 명예를 동시에 안겼다. 하지만 이는 이후 조금씩 치명타로 변모했다. 현대극에 몇 차례 출연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이 냉담했던 까닭이다.

안재모는 “‘시대극에 어울리는 배우인데 왜 자꾸 엉뚱한 작품에 손을 대냐’는 주위사람들의 말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한정된 이미지의 늪에서 탈출할 수 없을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3년 이상의 공백도 변신에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일본 기획사와 계약을 맺었지만 지지부진한 진행 탓에 20대 후반 전성기를 허무하게 흘려보냈다. 그 내면에는 실수 아닌 실수와 배신 등도 포함돼 있었다. 안재모는 “배우에게 가장 소중할 수 있는 시간을 낭비했다”며 “현명하지 못했다”고 스스로를 반성했다.

이어 KBS2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 출연 중인 윤시윤를 비롯한 후배들에게 자신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그는 “먼저 길을 간 선배로서 실수를 해서 아픔을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연기에만 몰두하라고 전해주고 싶다”며 “주위에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친구들이 꽤 있는데 부디 연기에 집중해 배우로서 롱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스로의 문제점을 모두 파악한 안재모. 그는 카메라 앞에 다시 얼굴을 내밀었다. 그런데 참여하는 드라마는 그토록 바라던 트랜디 드라마가 아닌 또 한 번 시대극이다. KBS 주말드라마 ‘자유인 이회영’에서 일본 기자 기무라 준페이 역을 맡았다. 이미지 변신이 아닌 굳히기가 될 수도 있는 모험에 나선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나에게 맞는 옷을 잘 입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무리한 변신 시도보다 차근차근 내공을 쌓으며 기회를 엿보는 게 더 현명한 길이라 믿고 있다.”


시대극에서의 궁합은 탁월하다. 평소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성격에 대사 톤까지 차분해 캐릭터 설정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지는 타고난 연기력은 일찍이 그를 시대극의 대표배우로 올려놓았다.

‘자유인 이회영’ 신창석 감독은 “이미 시대극에서는 검증된 연기자”라며 “따로 연기 지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라고 칭찬했다.

이후의 연기 변신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재모 스스로도 이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다. 대인기피증으로까지 연결됐던 연기를 향한 강박관념은 벗어던진 지 오래. 오히려 초심을 되새기며 연기를 향한 열망을 불태우고 있다. 특유의 차분함은 나이를 먹으며 더 해졌다는 평가다.

두 가지 호재도 여기에 힘을 보탠다. 최근 맡은 홍삼사업이 안정화를 찾았고 결혼을 염두한 6살 연하의 예쁜 여자 친구까지 생겼다. 안재모는 “다시 연기에 몰입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며 “‘자유인 이회영’을 계기로 폭 넓은 연기자로 거듭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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