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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산재권 법제 합쳐 한민족 미래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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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배 특허청 비상계획관, 국내 최초 ‘남북한 산업재산권 법제의 통합법안’ 박사 논문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해선 남·북한 산업재산권 관련법제도는 꼭 합쳐져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남한의 첨단IT(정보통신)기술과 북한의 전통산업을 결합, 세계 속에 새 영역의 미래 산업을 앞서 이끌 수 있다.”

최근 국내 처음 남?북한 산업재산권 법제를 다룬 박사학위논문을 써 화제가 된 박종배(54) 특허청 비상계획관은 남북 산재권 법제통합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박 비상계획관이 쓴 논문 제목은 ‘남·북한 산업재산권 법제의 비교에 관한 연구-법제통합을 위한 제언’. 대전에 있는 배재대에서 이 논문으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것이다.

그는 논문을 통해 남북이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산업재산권 통합 법안을 내놨다. 법제통합 상의 문제점과 외국사례연구(동·서독, 중국·대만, 중국·홍콩)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 현실성이 있다. 군 경력과 특허청공무원으로 있으면서 익힌 지재권지식을 접목해 얻은 결실이기도 하다.

“공개돼 있는 북한 산업재산권법을 중심으로 4개 영역(특허, 실용신안, 상표, 디자인)의 산업재산권 법제를 법제구성상, 실체법상, 절차법상 측면에서 비교했다. 특히 외국법제와 국제협약 면을 동시 분석해 국내는 물론 국제적 기준에도 맞도록 했다. 지구촌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박 비상계획관은 또 남북 산재권 법제통합에 따른 방안도 내놔 전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법제통합 목적, 범위, 통합법안의 주 내용을 분석해 쟁점사항들을 짚어냈다. 통합 법안은 총칙, 권리확장, 권리충돌, 권리침해, 산업재산권 분쟁의 조정절차, 보칙으로 이뤄졌다. 본문 총 53개 조와 부칙으로 돼있다.

그는 통합법안 내용을 세부적으로 나눠 ▲과거 남북한에서 생긴 권리의 확장 ▲심사와 등록 때의 적용 법률 ▲심사기준 ▲중복권리에 대한 효력인정 범위 ▲선사용권 및 계속사용권에 관한 사항 ▲선·후원 관계 ▲침해 때 조치와 권리자보호를 포함해 산업재산권 분쟁 때 조정절차에 관해 썼다.

늦깎이 박사가 된 박 비상계획관은 논문을 쓰기까지 애를 많이 먹었다. 관련 자료의 한계로 4년6개월여(2006년 3월~2010년 8월) 밤낮없이 책과 씨름했다. 낮엔 특허청공무원으로, 밤엔 대학원생으로 주경야독했다.

그는 “직업군인으로 20여년 복무한 뒤 1998년부터 특허청에서 일하면서 각종 비상훈련을 통해 특허자료보존이나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알게 돼 박사학위까지 도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21세기의 지배자는 지식산업을 주도하는 특허강국이 될 것이란 생각에서 연구하게 됐다”면서 “이 연구가 통일한국을 열어가는 데 있어 수많은 통합법안의 작은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비상계획관의 오늘이 있기까진 어려운 현실에 맞서 끈질기게 노력해온 결과에서 비롯됐다. 1956년 경주에서 6남매(4남2녀) 중 5번째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아픈 기억뿐이다. 아버지 얼굴도 모른 채 홀어머니 밑에서 배고픔의 숱한 나날을 보냈다. 감포중학교를 나와 서울 큰형 집에서 낮엔 쌀가게 배달 일을 하고 밤엔 야간고(서울한영고)를 다녔다.

이어 들어간 곳은 육군 3사관학교(15기). 일반대학을 갈 형편이 되지 못해서였다. 2년간의 혹독한 훈련을 받고 육군 소위(1978년)로 임관됐으나 무장공비색출작전 중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

보병 7사단, 수도경비사령부, 보병 32사단 등지서 소대장, 중대장을 거쳐 육군 제5군단사령부 동원과장, 특전사령부 제11공수여단 지역대장, 한미연합군사령부 지휘통제처 상황장교, 연습처 을지연습장교, 보병 73사단 206연대 군수과장, 대대장(소령)을 지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늘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군에서 하는 위탁교육과정에 뽑혀 고려대 경영학과에 편입, 학사학위를 받은 것도 그런 노력에서다. 특허청에 와선 대전에 있는 충남대 특허법무대학원에 입학, 법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 7월엔 변리사자격증까지 땄다.

특허관련논문도 몇 편 썼다. ‘특허보호를 위한 보안과 발전 방향’ ‘3극(미국, 일본, 유럽)과 한국특허제도의 비교연구’ 등이 그것이다.

그에겐 소박한 꿈이 하나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을 돕고 싶다. 공직을 떠났을 땐 나라와 사회, 주변사람들로부터 받은 혜택을 되돌려주는 자선사업을 힘닿는 데까지 할 생각이다.”

그는 임혜경(50)씨와의 사이에 아들 둘을 두고 있다. 맏이(박진·27)은 충남대 대학원 기계공학과 석사과정에 다니고 있고 작은 아들(박혁·25)은 ROTC장교로 지난 6월 소위로 임관, 육군 17사단에 근무 중이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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