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용 삼성서울병원장 인터뷰
대담 = 김종수 산업2부장


암센터 환자들 만족 · 2015년 외국인병원
'연구중심 병원' 목표 · 新의료영역 비전 제시

'대기업이 병원사업까지 진출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는 우려 속에 1994년 삼성서울병원이 문을 열었다. 16년이 지난 지금, 당시와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삼성서울병원이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진화시켰다는 평가가 대세다. 삼성서울병원으로부터 '친절한 의사, 인사하는 병원'이란 마인드가 도입됐고 이는 전 의료기관으로 확산됐다. 지금은 대부분의 병원이 호텔 못지않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또 한 번 새 역사를 쓸 준비를 마쳤다. 2008년 단독건물 형태의 암센터를 오픈한 데 이어 2015년에는 외국환자 전용병원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련의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사람은 2008년 병원장에 취임한 최한용 원장이다.

―지난 수년간 의료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또 앞으로도 많은 도전이 있을 것으로 본다. 의료계의 미래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참 어렵다. 다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의료사업도 궁극적으로는 발전할 것이다. 다만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은 '연구중심의 병원'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 의료계의 진료수준은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연구수준은 아직 뒤쳐져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고 이것이 우리가 다음 목표로 세워야 할 과제다.


―'연구중심의 병원'이라는 개념이 모호하다.
▲앞으로는 의료의 개념이 달라질 것이다.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맞춤의학'과 '재생의학'이 큰 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본다. 똑같은 단계의 암에 걸린 사람을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방법으로 처치를 한다고 해도 결과는 다르다. 인간 유전체 염기서열이 모두 해독됐고 개인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시대도 몇 년 이내에 올 것이다. 100만 원 정도면 '나'의 유전 정보에 대해 모두 해독이 가능해진다. 그렇게 되면 약을 쓸 때에도 어떤 약이 나한테 잘 맞는지 등 모든 궁금증들이 예측가능해진다. 또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나타날 헬스케어 2.0도 맞춤의학의 한 축이다. 환자가 자신의 의료정보를 웹에 저장해 뒀다가 필요할 때 이용하는 식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미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실현하고 있다. 의사 혼자 치료법을 결정하는 시대가 아니라 환자와 같이 치료법을 논의하는 시대가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재생의학인데 줄기세포 연구가 큰 축으로 자리 잡게 될 것 같다. 망가진 기관을 대체하거나 당뇨병 같이 평생 짊어져야 할 질병도 치료가 가능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해 본다. 이런 두 가지 측면에서의 연구를 말하는 것으로, 의료기관이 질병의 치료를 넘어 신의료영역을 개척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10년 후 병원의 모습을 생각하는 것은 솔직하게 말하면 나도 잘 모르겠다. 세상은 아주 빨리 변했고 앞으로는 그 변하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다.


―2008년 암센터가 문을 열었다. 2년여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암센터를) 짓기 잘 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각 병원들의 암치료 수준은 거의 비슷하다. 문제는 환자에게 편안함을 제공하고 삶의 질까지 고려하는가 하는 것인데, 이 점에 개선의 여지가 많았다. 환자들은 정신적 스트레스, 우울감 등이 굉장히 심한데 이를 보듬어 주려는 노력이 미흡했다. 가족과 보호자의 몫이었던 셈이다. 우리는 음악치료, 미술치료, 명상, 화장법뿐 아니라 집에서 할 수 있는 암환자 식단도 시연을 통해 알기 쉽게 교육하고 있다. 만족도가 굉장히 크다. 또 치료 장비에도 더 투자를 할 계획이다. 꿈의 치료기라고 불리는 양성자치료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장비는 기계 값만 700억~800억 원에 달하고 전 세계적으로도 이 기계를 갖고 있는 나라는 10여 개 국에 불과하다. 이르면 2014년께 병원에 설치될 것이다.


―외국환자 전용병원도 추진 중인데 어느 정도 진행됐는가.
▲병원 앞 구릉지대에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 착공해 2015년 개원이 목표다. 지하 8층 지상 11층 규모로 현재의 암센터 정도의 규모라고 보면 된다. 입원실보다는 외래 위주로 운영할 예정이다. 암이나 심장질환 같은 중증질환은 기존 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일부 층은 외국환자 전용병원 시설로 두고 나머지 공간은 건강검진센터, 외래, 연구소 등이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현재 논의 중으로,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 암센터와 마찬가지로 그룹차원에서 병원에 기부를 하는 형식이 될 것이다. 암센터도 삼성전자에서 3000억 원을 기부하는 형태로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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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서 병원을 짓겠다고 했을 때 많은 반대가 있었다. 지금에 와서 당시를 생각한다면.
▲고 이병철 회장의 유언이 컸다. 이 회장께서 외국의 좋은 병원들을 다녀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이 정도의 병원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회환원 차원에서 병원을 만들었고 그 당시 '세계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병원, 환자를 위한 병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사실 삼성서울병원이 지어지면서 국내 의료계에서 '서비스'라는 인식이 심어졌다. 의사들의 마인드도 바뀌었다. 이젠 어느 병원이나 다 친절하지 않나.


정리 = 강경훈 기자 kwkang@
사진 = 이재문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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