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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1순위' 유창식, "류현진, 김광현 넘어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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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광주제일고 에이스 유창식이 2011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에 낙점됐다.

유창식은 16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1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난해 성적 역순에 따라 전체 1차 지명권을 보유한 한화에 지명됐다.
유창식은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활약한 바 있는 수준급 왼손 투수로 최고 시속 149㎞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3월 열린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에서 결승전 완봉승을 포함해 총 3승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MVP)까지 선정됐다. 지난 7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31개로 대회 최다 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장 큰 장점은 빼어난 경기 운영 능력. 위기 상황에서도 좀처럼 흔들리는 법이 없다. 배짱 넘치는 투구로 타자들을 제압한다. ‘크로스 스탠스’에서 내리꽂는 강속구와 옆으로 휘고 아래로 떨어지는 두 가지 종류의 슬라이더가 위력적이다.

이 때문에 한화 한대화 감독은 일찌감치 “어릴 때 곧장 메이저리그에 가는 것은 불확실성이 높다”며 내년 시즌 한화에서 뛰기를 원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어느덧 이름 앞에는 ‘제 2의 류현진’라는 문장이 붙었다.
이하 인터뷰

보스턴 레드삭스를 비롯한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는데.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지만 심사숙고 끝에 모두 거절했다. 성공 확률이 낮다고 판단했다. 불가피한 의사소통의 장애도 두려웠고. 무엇보다 어머니를 홀로 남겨두고 떠날 수 없었다. 한화에서 좋은 기량을 보인 뒤 진출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광주제일고 2학년 때까지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정성철(KIA), 장민제(한화) 등 선배들이 모두 호투를 펼쳐 기회를 얻을 수 없었다. 1학년 때는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31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아직 멀었다. 더 많이 배워야 한다. (잠시 생각하다)대통령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때까지 독특한 투구 폼을 고집했는데 이후 자주 변화를 준 것이 주효한 것 같다. 스스로 투구 폼을 많이 바꾸는 편이다. 가령 이전에는 던지는 팔을 바깥으로 뺐는데, 지금은 안으로 넣어 던진다. 팔이 앞으로 자연스럽게 넘어오다 보니 제구 능력이 향상됐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최적의 투구 폼을 완성하는 것이 투수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시속 149km의 직구를 던졌다. 원래부터 강속구 투수였나.
아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했다.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을 모두 던졌다. 당시만 해도 직구는 빠르지 않았다. 1학년 때 최고 기록은 시속 125km였다. 구속은 2학년이 되면서 조금씩 빨라졌다. 그 해 봄 137km를 찍었고 3학년에 오르면서 140km대의 벽을 넘어섰다. 앞으로 153km까지 끌어올리고 싶다.

갑작스런 구속 증가의 원인을 무엇이라 생각하나.
고등학교 입학 뒤 고학년 선배들과 함께 따로 고강도 트레이닝을 했다. 매일 헬스장을 출근해 역기를 들었고, 구토 증세가 나도 꾹 참고 러닝을 소화했다. 지독하게 마음을 먹고 2년을 버틴 결과 지금의 몸을 얻을 수 있었다. 1학년 때 78kg에 불과했던 몸무게는 현재 94kg를 유지하고 있다.

성적 향상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준 사람이 있다면.
광주제일고 김광우 투수코치다. 투구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조언해 준 덕에 실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한 번 투구 분석을 마치면 1시간 이상 설명할 만큼 선수들에 대한 사랑이 대단한 분이다.

변화구에 대한 욕심이 많다고 들었다. 프로선수들의 무기 가운데 가장 탐나는 것이 있다면.
류현진의 서클 체인지업이다. 팀에 합류하자마자 알려달라고 조를 생각이다. 비법을 꼭 전수해줬으면 좋겠다.

지난 5월 5일 광주구장 3루 더그아웃에서 류현진과 한 차례 조우했는데.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열심히 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 게 전부였다. 기대가 많은 것 같아 조금 부담이 된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묻는 질문에 매번 ‘류현진’을 꼽더라. 이유가 있다면.
같은 왼손 투수에다 두둑한 배짱을 지녀 매력적이다. 변화구, 직구, 제구 등도 모두 빼어나고. 특히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이 탁월한 것 같다.


본인 역시 배짱 하나는 타고났다고 평가받는데.
위기가 와도 별로 긴장이 되지 않는다. 그게 좋은 성격인지는 잘 모르겠다. 안타를 맞아도 다음에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넘긴다. 경기운영능력 면에서 넥센의 송신영을 닮고 싶다. 현대 시절 때부터 유심히 지켜봤는데 변화구 구사나 위기관리능력 등이 모두 빼어났다.

외국인 투수 가운데 롤 모델은 누구인가.
베리 지토(샌프란시스코)와 우쓰미 데쓰야(요미우리)다. 부드러운 투구 폼으로 변화구와 빠른 볼을 완벽하게 제구한다. 우쓰미가 달고 뛰는 26번은 한화에서 달고 싶은 번호기도 하다.

야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 때 직접 야구부를 찾아가 나현호 코치를 붙잡고 졸랐다. 처음 맡은 포지션은 투수와 중견수였다. 지금도 외야수에 대한 미련이 조금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이종범, 이용규, 이대형과 같은 호타준족을 선호했다. 그라운드를 휘젓고 싶은데 발이 느려 포기했다. 100m 최고기록이 13초에 불과하다(웃음).

투수 포지션에 최적화된 몸을 만든 까닭에 스피드가 떨어진 것 아닐까.
그런 것 같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살을 찌우려고 무진장 노력했으니까. 나중에는 체중을 감량하고 싶어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최근 완도 합숙훈련에서 혹독하게 훈련을 소화했지만 1kg도 빠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어떤 훈련을 하고 있나.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매일 학교 운동장을 1시간 30분 이상 뛴다. 간단한 피칭 연습도 잊지 않는다.

내년 프로무대를 위해 따로 준비하는 것이 있다면.
프로야구 중계를 전보다 유심히 지켜본다. 특히 볼카운트 2-2 상황에서 투수들이 어떻게 풀어가는 지에 대해 주목한다. 중계는 뛰게 될 한화 위주로 즐겨본다. 어떤 색깔의 팀인지를 파악해 빠른 적응을 하기 위해서다.

프로 마운드에서 목표가 있다면.
당장은 신인왕이다. 꾸준한 성적으로 1군에 남아 팀 성적에 보탬이 되고 싶다. 경험을 쌓은 뒤에는 SK 김광현과 팀 선배인 류현진을 넘어서고 싶다. (잠시 생각한 뒤)5살 때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처음 야구경기를 관람했다. 해태와 LG의 경기였는데 고사리손을 흔들며 아버지와 함께 이종범(KIA)을 응원했다. 그 때 눈에 비친 이종범의 기개은 지금의 나를 만든 원동력이었다. 마운드에서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어린 소년들의 희망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


이종길 기자 leemean@
사진 한윤종 기자 hyj0709@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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