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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강조한 '공정한 사회'..도대체 뭐지?

최종수정 2010.08.15 17:37 기사입력 2010.08.1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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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제65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정한 사회'를 국정운영의 핵심 화두로 꺼집어냈다.

이 대통령은 시장경제를 유지하면서 보다 성숙하고 발전한 사회로 가기 위해 '공정한 사회'로 진보해야 하며, 이를 위해 "시장경제 필요한 윤리의 힘을 더욱 키우고 규범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앞으로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공정한 사회'라는 원칙이 확고히 준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는 이 대통령의 최근 친(親) 서민·중소기업 행보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그러나 '공정한 사회'가 정책에 반영되는 것은 상황과 관점에 따라 워낙 가변적이어서 앞으로 어떻게 정책으로 구체화 될지 주목된다.

◆왜 '공정한 사회'를 언급했나?
이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를 꺼집어낸 근간에는 시장경제와 자본주의에 대한 평소 철학이 담겨있다. 특히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로 사상 최악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대한민국이 가야할 새 시장경제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은 "저는 여전히 변화에 대한 갈증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면서 현장에서 만난 시장 할머니, 젊은 어머니, 중소기업인, 젊은이들 모두가 한결같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이러한 분들에게 희망을 드리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국정 목표"라며 "친서민 중도실용의 참뜻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일자리와 교육, 문화, 보육, 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서민 행복을 지원하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하면서 "정부는 물론 시민사회, 정치권, 기업 모두가 각자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것이 우리의 시장경제를 보다 튼튼히 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길"이라며 "그러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빈부격차의 함정을 피할 길이 없다. 분열과 갈등도 해결할 수 없다. 이는 우리가 지켜온 가치와 체제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세계 금융위기도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다. 탐욕에 빠진 자본주의는 세계와 인류를 위험에 몰아넣을 수 있다"면서 "인류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려면 우리는 시장경제에 필요한 윤리의 힘을 더욱 키우고 규범화 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윤리의식이 없는 자본주의는 스스로 붕괴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성숙한 자본주의를 만들기 위해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같은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이 시급한 과제라는 것이다.

◆'공정한 사회'가 내포한 의미는?

'공정한 사회'라는 화두는 너무 흔하고 보편적인 명제다. 듣기에 따라 추상적이고 식상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지금 이 시기에 왜 이 화두를 꺼집어냈느냐를 들여다 보면 적지 않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공정한 사회는 출발과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되,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사회이다. 공정한 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개성, 근면과 창의를 장려한다."

이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또 "공정한 사회에서는 패자에게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 넘어진 사람은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일어선 사람은 다시 올라설 수 있다.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고 했다.

교육개혁을 통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등 배움의 기회를 동등하게 만들어주고, 보금자리 등 부동산정책을 통해 서민들의 집값 걱정을 덜어주려는 것도 이 대통령의 이같은 국정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회의 균등'과 '자율과 책임'을 국가와 사회의 제도적 시스템으로 갖춤으로써 당당히 선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베어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사회라면 승자가 독식하지 않는다. 지역과 지역이 함께 발전한다. 노사가 협력하면 발전한다. 큰 기업과 작은 기업이 상생한다. 서민과 약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면서 "공정한 사회야말로 대한민국 선진화의 윤리적 실천적 인프라이다"고 언급했다.

◆그럴듯 하긴한데..실현은 어떻게?

이 대통령의 생각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일관된 정책으로 현실화 하느냐가 관건이다. 추상적인 말은 추상에 그치기 쉽고, 현실화 시키기는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집권후반기에는 취임 초기 추진해온 주요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마무리 하고, 권력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에 신경을 쏟아야 함에도 너무 거대한 담론에 집착하다 보니 광복절 경축사가 겉도는 이야기로만 채워졌다는 지적도 받는다.

더욱이 이번 경축사 연설문의 핵심인 '공정한 사회'의 논리를 펼치면서 오히려 국민들의 혼란을 부추기는 부분도 있다.

한편에서는 "시장경제에 필요한 윤리의 힘을 더욱 키우고 규범화 해야 한다"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공정한 사회 구현을 위한 구체적 실천으로 "정부가 이미 시행하고 있는 활기찬 시장경제를 위한 규제 개혁"을 꼽았다.

이 두 문장은 논리적으로 충돌한다. 시장 참여자들이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번 경축사는 국민들을 위한 메시지로 보기에는 너무 난해한 암호문 같다. 좋은 단어들로 가득차 있지만, 앞뒤가 논리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백화점식으로 나열만 돼 있다. 기존 정책을 무리하게 새로운 화두에 끼워맞춘 것 아니냐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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