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이 사실상 마비 상태인데 불구하고 합병차익거래 펀드로 자금이 몰려 주목된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최근 자금시장 추이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년간 얼어붙었던 M&A 시장이 다시 회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자금 유입을 부채질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금융위기 이후로 투자를 대폭 축소하면서 현금 자산을 비축해 둔 기업들이 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기가 부진한 만큼 영업으로 창출하기 힘든 이익을 M&A를 통해 올리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헤지펀드리서치를 인용, 연초 이후 글로벌 합병차익거래 펀드의 투자자금 순유입이 8억4100만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지난 2007년 3조유로를 웃돌았던 글로벌 M&A 규모는 2008년 1조유로 가량 급감한 데 이어 감소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합병차익거래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2008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타이러스 캐피털과 버렌 캐피털은 각각 8억달러, 5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해 2008년 이후 최대 기록을 세웠다.

합병차익거래 펀드는 M&A 발표 직후 피인수 대상 기업의 주가와 합병이 마무리된 이후 주가의 차액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또 단기에 차익을 올리는 전략으로 합병에 반대하는 피인수 기업의 주주가 회사 측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때 시장에서 형성되는 주가와 이를 상회하는 청구권 가격의 차액을 이용해 수익을 추구하기도 한다.


제럴드 그리핀 GLG파트너스 이사는 "M&A는 일정한 사이클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들어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되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현금을 두둑하게 쌓아둔 가운데 경제는 강한 회복을 보이지 않고 있어 영업보다 M&A를 통한 시너지 효과로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대형 헤지펀드 업체들이 유럽 지역의 합병차익거래 사업을 축소한 것도 신규 유입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시타델과 무어, DE쇼 등 미국 펀드는 금융위기로 인해 자금줄이 마른 데다 전반적인 기업 M&A가 침체되자 이 부문의 비중을 축소했다.


이에 따라 펀드간 경쟁이 줄어들면서 신생 펀드가 불과 몇 개월 사이 두자릿수의 수익률을 올리기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일부 신생 펀드는 미국 아보트연구실(Abbott Laboratories)의 벨기에 솔베이제약의 인수와 같은 업계 간판 기업의 M&A에서 맹활약했다.


한편 올해 들어 이머징 마켓의 M&A 규모가 미국과 유럽을 앞지르기 시작하면서 많은 합병차익거래 펀드가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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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프랑스의 비방디가 브라질 통신업체 GVT를 28억유로에 인수했고, 인도 바르티 에어텔 107억달러를 투자해 쿠웨이트 자인의 아프리카 자산을 인수하는 등 대규모 M&A가 이뤄지면서 관련 펀드가 쏠쏠한 이익을 챙겼다.


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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