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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 시대에서 번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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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증시가 하락해도 코스피 증시가 좀처럼 동반 하락하지 않는 일이 생기면서 디커플링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주가 하락은 저가매수 기회이며, 1800선을 넘는 강한 상승이 언제인지를 맞추는 타이밍 싸움이 전개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이례적인 상승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 지난 2007년 가을에도 입증된 바 있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현재도 사상최고치를 새로 쓰는 종목이 속출하면서 자문사 랩에 돈이 몰리고 단타성 매수열기가 식을 줄 모르지만 추세적인 관점에서는 한계가 있는 단기 현상에 불과하다.
미국이 추가 부양책을 쓸 것으로 알려지면서 20일 장중 엄청난 반전을 이뤘다가 버냉키의 상원 청문회 발언에서 당장 행동에 나선다는 얘기가 없자 21일 장 후반 하락세를 보인 미증시 동향에서 보듯 현재 미증시는 새로운 동력을 갈구할 정도로 모멘텀이 부족한 상태다.

하지만 0%의 금리, 1조달러 넘게 늘어난 연준(Fed)의 재무제표를 놓고 무슨 추가 부양책을 요구하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명목성장률과 명목금리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플레를 조장해야 하는데 아직도 인플레에 대한 적대감을 갖고 있고 디플레의 무서움을 경시하고 있으니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리 없다.

왜 인플레를 무서워 하는가. 만일 현 상황에서 인플레가 형성된다면 금리를 올리고 방만하게 풀어놓은 유동성을 흡수해야 하는데 이 경우 경기 회복과 주가 상승기조가 일거에 훼손될 것이고 또 다시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푸는 악순환을 되풀이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인플레 없는 완만한 성장과 경기회복은 과연 가능한 일인가. 현재까지의 온갖 조치에도 불구하고 추가 부양책의 필요성이 제기될 정도가 됐으니 아마도 불가능한 일이지 싶다.

인플레를 만들지 못하면 디플레에 빠져 드는 길만 남는다. 자본주의는 인플레를 잡은 경험은 있어도 디플레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을 향한 디플레가 전세계적으로 시작된 것이라면 100년이 넘도록 플러스 성장과 인플레를 당연시해온 자본주의 개념이 바뀔 때다.

물론 공황과는 다르다. 돈이 모자라고 가격이 빠지는 공황과는 달리 돈이 넘치는 가운데 전반적인 가격 하락이 만연하는 디플레는 사실 크나큰 위협은 아니다. 89년 버블 붕괴 이후로도 20년이 넘도록 잘살고 있는 일본을 보면 디플레가 파멸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다.

뻔한 자산, 희소성이 없는 자산 가격은 하락하지만 새롭고 희귀한 것은 품귀현상 속에서 가격이 앙등하고, 기존의 산업은 죽어가지만 새로운 산업은 번창하는 변화의 패러다임이 더욱 힘을 얻게 되는 구도가 전개될 수 있다.

정체되는 성장, 때론 마이너스를 보일 수 있고, 인구 감소를 바탕에 두고서도 가치가 상승하는 자산이 빛을 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생각으로는 새롭게 다가올 한 세대의 세상을 제대로 즐기기 어려울 것이다.

디플레 시대를 피할 생각을 하지 말고 디플레 시대에 대비해서 살아남기를 넘어 번창하기를 궁리하는 것이 새로운 100년을 사는 지름길이지 싶다.



홍재문 자본시장부장 j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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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문 기자 j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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