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밸브업체 영도산업 틈새시장 진출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2008년 7월 마이크로소프트(MS)를 떠나며 빌 게이츠는 "변화를 놓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자리에 안주하다 도태되는 것에 대한 경고였다.


가스 밸브 전문업체 영도산업도 변화의 요구에 직면했다. 매년 오르던 매출액은 지난해 전년 대비 23%나 떨어졌다. 금융위기 탓만은 아니었다. 간단한 밸브 제품군에도 중국산이 잠식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광호 영도산업 대표는 잘 나가는 주력제품에 안주하지 않겠다며 '변화'를 선택했다. 부산 녹산단지 내 공장에서 만난 그는 "그동안 황동밸브를 주로 만들었는데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다다랐다"며 "스테인리스 밸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밸브는 사용처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예컨대 반도체 공정 라인 등에 사용하는 독성가스에는 황동밸브를 사용할 수 없다. 때문에 반도체, 태양광, LCD 라인 등에는 스테인리스 밸브를 사용해야 한다. 영도산업은 이 틈새시장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만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현재 국내에 스테인리스 밸브를 생산하는 곳은 없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일본만 생산 중이다. 국내에선 주로 유럽에서 수입해 쓰고 있다.


소재가 다른 만큼 가공과정이나 설비도 바꿔야 했다. 이미 올해만 20억원 가량 장비관련 투자가 이뤄졌다.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3억5000만원 가량의 개발자금도 지원받았다. 기술개발은 부산대와 공동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부가가치는 스테인리스가 황동보다 더 높다"고 말했다. 초기 개발의 어려움만 이겨내면 이익은 더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변화는 중국 업체들의 도전에 떠밀린 측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영도산업이 만만한 회사는 아니다. 1976년 설립 후 기술력과 품질개선을 밑절미 삼아 1992년 100만불, 2008년 1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의료용 산소밸브의 경우 미국ㆍ벨기에 등 세계기업을 제치고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영도산업에는 다른 데서 찾기 힘든 고가 장비도 즐비하다. 밸브의 품질 향상을 위해 차곡차곡 마련한 것들이다. 공장을 둘러보면 국내 최초의 34억원짜리 생산장비가 보이는가 하면 3억5000만원짜리 기밀(氣密, 기체가 새지 않도록 밀폐하는 것) 검사장비도 있다.


이 대표가 장비에 많은 투자를 기울이는 것은 밸브라는 제품의 특성 때문이다. 가스 밸브는 단순히 제품 완성만 한다고 판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외국 납품의 경우 제3자의 검증과 승인절차가 필요하다. 불완전한 제품을 사용했다가 가스가 새기라도 하면 큰 화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인증을 받으려면 1억원 정도가 들지만 영도산업은 스테인리스 밸브 역시 유럽 인증획득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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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스테인리스 밸브 시장은 국내만 150억원 규모"라며 "현재 샘플 제작 중이며, 올 하반기에는 양산 체제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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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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