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새로 산 가방의 손잡이가 덜렁댄다고 고객이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자 가방 제조사 직원이 "이 가방의 손잡이는 원래 그러니 불편하면 사지 마시라"고 응대한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 회사는 십중팔구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하거나 돌팔매질을 당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도 끄덕없는 회사가 있다. 바로 애플이다.


애플은 혁신과 창의로 무장한 아이폰 시리즈를 통해 모바일 시장의 패러다임을 뒤바꾸며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주역이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한 애플측의 대응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과연 이 회사가 고객지향성을 그토록 강조하는 스티브잡스 CEO의 애플사가 맞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신작인 아이폰4의 수신불량 논란이 대표적 사례다. 쥐는 방식에 따라 수신강도가 떨어지는 이른바 '데스그립' 현상에 대해 스티브잡스는 아예 "그렇게 쥐지 말라"고 말해 기름을 끼얹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지난 2일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내놓은 공식 답변은 안테나 수신 강도를 나타내는 막대표시 공식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제품의 결함을 인정하는 설명치고는 다소 궁색해 보인다. 물론 이번 수신불량 문제가 다소 과장됐다는 지적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그 기저에 깔린 애플의 오만이다. 고객의 절대적 지지를 얻으면서 점차 겸손함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슬그머니 오만이 들어섰기 때문에 최근 이 같은 일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치 애플 제품을 쓰려면 그 정도 불편과 고통은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는 의식이 애플 경영진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것만 같다.

수신불량논란 뿐만이 아니다. 국내에서 인기리에 판매중인 아이폰은 작은 고장이라도 나면 무조건 30만원을 지불하고 재생폰으로 바꿔야 한다. 고객의 불편마저 장사 수단으로 이용하니 소비자들로서는 울화가 치밀수 밖에 없다. AS센터에서 즉시 제품을 수리해주는 국내 제조사와는 비교 조차 안된다.


게다가 애플은 최근 일부 국내 음악 애플리케이션을 무단 삭제하고도 태연하기만 하다. 서비스 이용자는 물론 서비스업체마저 영문을 모른채 애플의 답변만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아이튠스가 해킹돼 일부 가입자들의 금전적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연초부터 이어졌지만 애플은 수수방관 자세로 일관하다가 최근에야 "자체 조사중"이라고 뒷북을 치고 있다.


소비자들이 언제까지 애플의 독불장군식 태도를 용인할 수 있을까.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강한 내구성과 고품질을 앞세워 미국차의 아성을 무너뜨렸던 도요타 역시 자사 제품의 결함을 감추기에 급급하다 결국 나락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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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는 삼성과 LG 등 국내 기업들은 애플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시장의 신뢰를 얻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진심으로 대하는 기업을 외면할 고객은 없다.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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