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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깎는 구조조정.. 건설사 "인력, 조직, 재산 다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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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건설사 탈출구를 찾아라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집에 자식이 셋이다. 이번 신용평가로 구조조정이 시작돼 밥줄이라도 끊긴다면 다섯 식구가 거리로 내쫓길 판이다. 회사에서 걸려오는 전화가 무서워 일찍 출근하고 되도록 늦게 퇴근한다."

이번에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된 한 건설업체 관계자의 얘기다. 이 건설사는 토목분야에 매달려온 업체지만 뒤늦게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2005년 전후 주택경기가 좋았을 땐 주택으로 눈을 돌린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매출과 수익의 원천이었다. 하지만 잠시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현실화되며 분양사업은 미분양을 양산했고 눈덩이처럼 금융비용을 발생시켰다.
지난해 신용위험평가를 무사 통과했지만 1년의 세월은 주택시장을 호전시키지 못했고 경영상태는 더욱 열악해졌다. 이번에 C등급을 받아 이 업체 임직원들은 출혈을 감내해야할 상황이다. 임금을 깎고 수익이 조금이라도 남는 부분은 팔아치워야 한다. 자금부서뿐 아니라 모든 사업부서에서 자체 구조조정 방안을 찾느라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그는 "인력 조정, 조직 개편 계획은 이미 마련했다"면서 "신규 사업은 당분간 어려우니 사람 내보내고, 월급 줄이고, 조직 축소하고, 사옥 팔아 고정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업체만이 아니다. 이번에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된 9개 C등급 건설사와 7개의 D등급 건설사는 채권은행의 입맛에 맞는 자구안을 만들기 위해 노심초사 중이다.
C등급 건설사의 경우 채권은행단과 함께 워크아웃 플랜(경영정상화계획) 확정을 위한 실사를 한 후 경영정상화계획을 확정하게 된다. 이때 채권액 기준으로 채권단의 75% 이상이 찬성하면 워크아웃이 개시된다. 경영정상화계획은 건설사들이 미리 작성한 자구안 등을 채권은행이 심사해 일정 기한내 경영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말한다.

또다른 건설업체는 지난해 신용위험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됐던 회사를 찾아가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한다.

한 C등급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신용평가 이전 지난해 워크아웃이 결정된 건설사들을 상대로 사전조사를 진행했다"며 "이후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채권은행단과의 협의를 통해 구조조정 폭은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건설사들은 이처럼 채권은행과 기업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면서도 각종 구조조정의 범위를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조직개편과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동료가 하루 아침에 회사 밖으로 쫓겨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CㆍD등급을 받아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최소화 한다는 건 채권은행단 입장에서는 어불성설이다. 지난해의 경우 기업주가 자신의 수백억원대의 사재를 출연해 회사 경영 정상화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또 사옥을 매물로 내놓는가 하면 사업성이 높은 사업장을 팔아 부채 탕감에 나섰다.

채권단에 워크아웃 신청을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제는 전사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채권단과 경영진이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향후 진행될 경영개선작업의 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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