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그리스에서 촉발된 유럽재정위기로 유럽 은행권의 자본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고 14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그 결과 대출이 축소되고 은행 수익성에 타격이 가해져 경기회복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 은행채권에 대한 투자 규모는 2008년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이래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은행채와 국채 간의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는 올해 들어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와 포르투갈, 스페인 등 재정불량국들의 국채 가치가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투자자들이 은행에 대한 투자를 꺼린 것이다.
은행들이 서로에 대한 대출을 축소하면서 이번 달 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의 시중은행 예치금은 9일 기준 3690억유로로 사상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유럽금융권이 2011년까지 약 1950억유로 규모의 부실 자산 상각을 단행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은행권이 유동성 비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코메르츠방크의 크리스토프 리에거 채권전략 담당 헤드는 "서로 간의 불신이 존재한다"며 "은행들은 서로 거래를 하려 하기보다 ECB에 자금을 유치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주 은행채권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보증비용은 사상최대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5개 유럽 은행 및 보험업체들의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을 나타내는 마킷아이트랙스금융지수는 지난 8일 208bp까지 상승, 2009년 3월의 사상최고치 210bp에 근접했다.
9일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 인테사 상파올로, SEB은행, ING그룹 등은 이미 올해 계획했던 모든 채권을 매각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독일 코메르츠방크, 프랑스 나티스 은행, 스페인 방코 에스파놀 드 크레디토 은행은 올해 필요로 하는 자금의 35% 미만을 조달했을 뿐이다.
MF글로벌의 시몬 모건 애널리스트는 "신용이 우수한 채무자가 아닌 이상, 예대율을 낮추기 전까지는 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는 것이 힘든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금융권 신용경색이 심해지면서 은행들의 ECB에 대한 의존 비중은 점점 더 높아지는 추세다. 8일 ECB의 주간 입찰에서 금융권은 ECB로부터 7일 기간대출을 통해 1220억유로를 조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1177억유로에서 불어난 것으로 입찰자의 수도 86개에서 96개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입찰자들이 ECB에 지불하는 금리는 1%로 은행간 금리 0.37%의 3배에 육박한다. BNP파리바의 패트릭 자크 투자전략가는 "점점 더 많은 은행들이 유동성 부족에 시달린다는 증거"라라고 지적했다.
한편 ECB는 이달 초 발표한 반기 금융안정성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각국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자본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금융권이 조달할 자금이 줄어드는 구축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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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텀 금융컨설팅의 데니 가베이 디렉터는 "ECB는 당분간 유럽지역에서 금융권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며 "은행들의 어려운 시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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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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