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4대 공적연금 운용기관의 기금 운용 실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의 타당성을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해외부동산 개발에 투자하거나 복합상영관을 인수하는 바람에 수백억원의 기금을 날릴 지경이라고 한다. 가뜩이나 기금고갈을 걱정하고 있는 판에 얼빠진 짓으로 멀쩡한 기금마저 축내고 있는 꼴이다. 내 돈이라면 그렇게 허술하게 투자를 했겠는가.


감사원에 따르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2007년 11월 사업용지도 확보하지 못한 부적격 업자의 말만 믿고 인도네시아 리조트 개발사업에 각각 150억원과 100억원을 투자했다가 원리금 회수가 불투명하게 됐다고 한다. 국민연금은 2007년 8월 복합상영관 주식매입에 투자한 300억원을 떼일 위기에 처해 있다. 주당 5만3723원인 주식을 2만7966원에 사는 것으로 잘못 계산한 결과라니 어이가 없다.

더 큰 문제는 구조적으로 이 같은 상황이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의 적정여부를 판단할 전문 인력이 턱없이 모자라고 위험성을 평가ㆍ관리할 내부 통제시스템도 체계화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경우 전문 인력이 91명으로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사학연금은 4명, 공무원연금은 2명에 불과하다. 군인연금은 아예 1명도 없다.


통제 시스템도 미흡하기 짝이 없다. 연금운영위원회의 운용지침을 어기고 투자 제한 종목에 투자를 해도, 투자심의위원회의 심의도 거치지 않고 최대 및 최소 투자 허용 범위를 벗어난 투자를 해도, 위탁 운용사인 투자자가 수익률을 높이려고 자전거래를 해도 이를 걸러낼 마땅한 장치가 없는 것이다. 몇몇 직원이 제대로 된 평가나 견제를 받지 않고 수백조원의 기금을 주무르고 있는 셈이다.

AD

공적연금은 국민의 노후를 뒷받침하는 사회안전망이다. 기금 운용에 있어 수익성 못지않게 안정성이 중요하다. 부실 투자와 관련해 직원 한 두명을 징계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 기금 운용 체제의 전반을 수술해야 한다. 전문 인력을 보강해 투자 적정성의 사전 분석 기능을 강화하는 일이 급하다. 또 위험성을 평가ㆍ관리할 통제 시스템을 마련해 투자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기금운용위원회의 내실을 다지는 일도 중요하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