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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교통안전대책 벌금만이 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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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안걷히는 세금을 과태료로 벌충하려는 수작이지 뭐."

12일 출근길.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을 통과하는 택시 운전기사에게 범칙금 인상 이야기를 꺼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어린이 교통안전 대책이 속이 뻔히 보이는 '과잉 행정'일 뿐 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랜 경기침체로 지갑이 얇아진 서민들의 하소연이었지만, 이번 만큼은 상당 부분 수긍할만한 대목이어서 뒷맛이 개운치않다.

행정안전부는 11일 어린이 보호구역내 주ㆍ정차 위반, 과속에 대한 범칙금과 과태료, 벌점을 현재 보다 100% 높게 부과한다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표했다.이에 따라 위반자는 정도에 따라 최대 20만원의 과태료와 60점의 벌점을 각오해야 한다.

물론 어린이 보호구역의 교통안전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외국에서도 해당 구역 법규 위반에 대해서는 비난의 강도가 상당히 높다.
그러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해법을 내놓는 대신 경제난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법규 준수 이행장치로 범칙금 인상을 부담하는 것은 '고민없는 정부'의 이미지만 키우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더구나 이번 대책을 발표하는 브리핑이 이례적으로 하루 전 언론에 통보되는 등 서둘러 추진됐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게 하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신임 장관이 자리한 가운데 나온 일종의 '한건 주의'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이번 조치에 대한 시민들의 의구심이 세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상황과 맞물려 증폭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스럽다. 실제로 지난해 지자체가 거두지 못한 세금은 경기도 1조 여원을 비롯해 총 3조 3481억원에 이르렀다.

5년전 보다 15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경기침체가 지속되다보니 세금을 제때 내지 못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지자체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있는 것인데 그 부담을 국민들에게 전가하는 인상을 주게 되면 더 큰 '세금 저항'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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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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