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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투자의 거장들]사와카미 아쓰토, 샐러리맨 위한 '농경형 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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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와카미 아쓰토(澤上篤人)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매년 10% 정도의 성적을 올리기는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7년 동안 2배로 만들겠다면 그건 가능하다. 정신건강에도 좋고 7년에 2배라면 그렇게 어려운 얘기도 아니라고 느껴진다. 7년에 2배라면 연 12%로 운용한 셈이 된다. 이것이 장기투자의 최대 강점이다."

일본 투신업계의 전설 사와카미 아쓰토(澤上篤人)의 장기투자 철학을 가장 쉽게 들여다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일찍부터 장기 적립식 투자에 대해 강조해온 전형적인 농경형 투자가로 명성이 높았다. 오랫동안 한 곳에 모든 자산을 배팅해온 일본의 묻지마 투자자들도 그의 강의에 줄줄이 투자습관을 바꿀 정도였다.
그가 일본 투자자들에게 미친 영향력은 철저한 '아마추어리즘' 을 기반으로 한다. 그는 샐러리맨 처럼 한정된 월급으로 좀 더 나은 삶을 지향하는 투자 아마추어들의 눈으로 시장을 바라봤다. 바로 여기서 주가등락 보다는 경기순환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것, '복리효과'를 충분히 누려야 한다는 것, 첨단기술주처럼 변동성이 심한 종목 보다는 잘 아는 튼실한 제조업에 투자 해야 한다는 농경형 투자기법이 탄생했다.

그는 최근 일본 투신업계 최대 이슈중 하나였던 '사와카미 신드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사와카미투신 사장으로 있으면서 줄곧 샐러리맨을 부자로 만들겠다는 신념 하나만으로 1조원에 가까운 기간자금을 단호하게 거절했다는 일화는 그를 일약 대 스타로 만들었다. 이러한 결정에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하는 사와카미펀드에 대해 자부심까지 느꼈다고 전해진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자신이 가입한 펀드에 대해 낮게 평가하는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셈이다.

사와카미 아쓰토가 처음부터 샐러리맨들을 위한 농경식 투자를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1970년 스위스캐피털인테내셔널에 입사해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져를 거쳐 주식과 인연을 맺은 그는 1979년 스위스픽테트은행의 일본대표를 맡을 정도로 고속 승진을 거듭한다. 하지만 당시 일본의 투자문화는 실질금리가 제로에 가까운 은행예금에 머물러 있었다. 그나마 있는 증권사들도 건전한 투자문화를 조성하기보다는 수수료 수익에 몰입해 지나치게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다. 일본 사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산층 샐러리맨들에게 필요한 상품이 절실했다.
결국 사와카미 아쓰토는 오랜 준비끝에 1999년 8월 사와카미투신을 설립한다. 이는 일본 최초의 독립 투신사로 당시 모든 투신사들이 증권사에 종속돼 있었기 때문에 사와카미투신의 성공을 장담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투신사 설립과 함께 만든 주식형 적립식 사와카미펀드도 500명도 채 되지 않는 투자자와 16억엔으로 조촐하게 시작됐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분위기는 급격하게 반전된다. 그의 펀드는 우직한 투자철학과 꾸준한 수익률로 거대투신사도 벤치마킹을 했을만큼 일본 증권가에 돌풍을 일으킨다. 영업활동도 전혀 없이 소문만으로 성장한 펀드는 채 6년도 되지 않아 5000 여명의 가입자에 수탁고가 800억엔에 이르는 대형펀드가 됐다. 일본의 한 펀드판매사의 조사에 따르면 고객의 70%가 3,40대 직장인으로 적립식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한다.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사와카미펀드는 ▲샐러리맨의 자금만 받는다 ▲백화점식 운용은 하지 않는다 ▲판매사를 따로 두지 않는다 등 3가지 원칙을 준수한다. 일본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와카미펀드에 대해 조만간 수탁고 기준으로 명실상부 1위자리에 오를 가능성을 높다고 전망했다. 정직하고 성실한 투자법이 일본 샐러리맨들의 희망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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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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