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예치율 2배 증가, 예금은행 4분기 총대출금은 환란 후 첫 감소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은행들이 작년부터 시중자금을 블랙홀처럼 끌어들이고 있지만 정작 대출자원으로는 활용하지 못한 채 다른 금융기관 등에 맡겨놓은 돈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금융당국이 예대율 100%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도 원인이지만 일부 은행의 경우 이 같은 성격의 자금이 3배 이상 급증하는 등 금융위기 여파 속에서 은행들이 '몸 사리기'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시중은행의 원화예치금 평균잔액은 16조9442억원으로 2008년 말 대비 9조14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이 113.7%에 달한다.


원화예치금은 은행들이 예금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대출자원으로 활용하지 않고 다른 금융기관, 즉 한국은행과 예금은행, 외국환평형기금 등에 예치한 원화자금을 일컫는다.

KB국민과 신한은행의 원화예치금은 무려 3배 이상 급증했다.


국민은행은 2008년 말 522억원에 불과하던 원화예치금이 작년 9월에는 2424억원으로 364%, 신한은행 역시 같은 기간동안 5023억원에서 2조2929억원으로 356%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작년 9월말 4조5277억원으로 전년말대비 287% 늘었고 하나은행도 109%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기업은행의 원화예치금 증가율은 55%에 머물러 대조를 이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경제위기 속에서 은행들이 가계와 기업 어디에서도 마땅한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고 당국이 4년 유예기간을 줬음에도 예대율을 100%로 규제하겠다고 밝히자 이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취한 부분도 포함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작년 4·4분기에 예금은행 분기별 총대출금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은행들의 자금조달 기능 약화에 대한 우려는 커지는 양상이다.


예금은행의 작년 4·4분기 총 대출금은 전기대비 5조730억원 줄었다. 이는 2004년 4·4분기 이후 처음이다. 연간기준으로도 총대출금은 36조3951억원으로 전년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어 지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예금은행의 총예금은 작년 한 해 동안 76조680억원 늘어났다. 이는 전년보다 6조원 감소한 것이지만 절대금액으로는 지난 2000년 이후 역대 3번째로 큰 규모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은행 입장에서 보면 대기업은 대출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증없는 대출에 나서기 위험도가 있는 데다 부동산경기 안정으로 가계대출마저도 쉽지 않아 당분간 은행들은 새로운 자금운용처 개발에 역점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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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이를 체감하기 시작하면 은행 대출이 활발해 질 수 있다"며 "그러나 부실대출 방지를 위한 지도는 꾸준히 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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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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