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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래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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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주 파워보컬사운드 대표

제가 일하고 있는 파워보컬사운드 에서는 1년에 한번씩 '파스타' (파워보컬스타)라는 제목의 공연을 합니다.

그 동안 열심히 갈고 닦은 실력을 학생들이 마음껏 뽐내는 공연이죠. 공연 때마다 저에게 레슨 받았던 가수 분들이 초대 손님으로 와주셨는데요. 2회 공연에 와 주었던 휘성과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다 다음 공연에는 저에게 레슨 받았던 더 많은 가수들과 함께 공연하면 재미있겠다는 휘성의 말에 저도 동감 했죠. 그런데 이왕 하는 거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마침 얼마 전 미스코리아 이하늬씨, 가수 채동하 그리고 제가 존경하는 다일공동체 대표이신 최일도 목사님과 함께 다녀온 캄보디아 선교여행 때 만났던 그곳의 아이들이 생각났습니다. 분유 값이 없어 굶는 아이들, 다일공동체에서 주는 무료 급식 한끼가 하루 식사의 전부인 아이들. 그나마도 다 먹지 않고 집에서 굶고 있을 가족을 위해 싸가는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beyond the dream'이라는 제목의 자선 콘서트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저를 걱정해 우려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 많은 가수는 어떻게 섭외 할 것이며 홍보해서 티켓 판매 하려면 적어도 3개월은 걸리는데 공연은 2개월도 채 남지 않았고, 또 스폰서도 필요한데 그건 어떻게 할 것이며 등...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제가 딱 그 꼴이었습니다. 그래서 공연을 포기할까. 조금 여유 있을 때 그때 할까. 그래 좋은 일은 뭐 아무나 하나. 또 하나 혼란스러웠던 것은 공연에 소요되는 경비가 만만치 않은데, 차라리 공연 하지 말고 그 경비로 아이들 도아 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것 이였습니다. 하지만 저의 결론은 '그래도 하자' 였습니다. 직접 아이들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곳의 아픔을 알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까짓것 스폰 받지 않고, 티켓 팔지 않으면 되지 뭐. 대신 모금을 하기로 결정하고 가수 분들을 섭외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런데 부탁한 모든 가수들이 "당연히 참여 해야죠 좋은 일인데..."라며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것이였습니다. 또 무료로 출연하는 것도 고마운데 자신들도 좋은 일에 동참하고 싶다며 모금에 참여하는 가수들까지 있었습니다. 가수는 물론이고 소속 회사도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었고, 심지어 어떤 회사는 홍보를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너무 감사한 일이죠. 처음에는 제가 이 공연을 준비 한다고 생각 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의 마음을 움직여 일하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침내 2009년 2월 23일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과 함께 공연의 막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전 그날 생각지 못한 놀라운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건 바로 제가 레슨 했던 가수들이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서 멋지게 노래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렇게 사랑받고 있구나, 함께 연습한 가수들이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현장에서 그것도 14팀을 한꺼번에 지켜보는 일은 제 인생에 잊지 못할 선물이었습니다. 좋은 일 하겠다니 도와주겠다고, 아니 함께 하고 싶다며.... 정말 열심히 동참해준 제자들...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가수들의 보컬코치로 일 해온 지난 12년의 보상을 한꺼번에 받는 기분 이었습니다.

다짐 했습니다.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 그들이 빛나도록 노력 하겠다고.
공연은 아름답게 잘 끝났고 우리는 몇일 뒤 마침 캄보디아에서 잠시 한국을 방문하신 김학용원장님( 얼마전 mbe "단비“ 캄보디아편에 출연하신 다일공동체 캄보디아 원장님)께 공연을 통해 모금한 정성을 전달하게 됐습니다.

요즘 저에게 그 자선공연 또 하지 않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사실 올 해는 쉴까 했는데 자꾸만 물어들 보시니 또 일 한번 저질러 볼까 궁리 중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통해 공연에 참여해 주신 한 분 한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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