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전통적으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채가 최근 들어 고위험 고수익 채권으로 취급받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재정위기 때문. 투기 자금이 소위 재정 불량국의 국채로 몰리면서 하이일드 회사채 시장에 타격이 예상된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재정난에 따른 국채 리스크의 파장이 회사채 시장으로 번지면서 이른바 '구축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이일드 채권시장에 몰렸던 투기 자금이 고수익을 제공하는 국채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기업 '돈가뭄'이 악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FT에 따르면 이머징 마켓이나 하이일드 회사채 등 리스크 높은 자산 투자를 즐기던 투자자들은 최근 그리스 등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의 국채로 눈을 돌리고 있다. 빚더미에 앉은 정부가 발행한 국채 수익률이 하이일드 회사채 수익률과 역전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비롯된 결과다.
도이체방크의 프레이저 로스 이사는 “재정위기로 그리스 국채 수익률과 독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점점 벌어지면서 국채 매입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었다”며 “트피플 B등급의 회사채보다 같은 등급의 국채 수익률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크레데리스의 그라함 니얼슨 이코노미스트도 “국채와 회사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최근 포르투갈 국채의 스프레드는 의류업체 막스&스펜서의 두 배에 이른다”고 말했다.
지난 달 그리스 정부가 80억 유로(109억 달러) 규모 5년 만기 국채 발행에 나섰을 당시에도 안전자산을 추구하는 통상적인 국채 투자자들보다는 하이일드 투자자들의 수요가 더 높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지난 1월, 5년 만기 그리스 국채의 10%가 미국에서 발행됐다는 사실은 원래 서유럽 국채에 관심이 없던 이머징 마켓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린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그리스 국채를 브라질이나 터키 등 이머징 마켓 국채와 비교하고 있으며 그리스 국채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이는 회사채 투자 수요를 빼앗아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씨티은행의 매트 킹 헤드는 “그리스와 같은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면서 회사채 시장 등 다른 투자처에서 이탈하는 투자자들이 생겨날 것”이라며 “높은 기업 세금과 낮은 경제성장률이 회사채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자금 이탈은 국채 문제가 전세계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을 보여주는 한 예”라고 덧붙였다.
업계 전문가는 그리스 국채가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 투자 자금까지 흡수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자금시장에서 기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국채 위기로 인한 타격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킹 헤드는 "이는 그리스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며 "과도한 정부 지출로 인한 적자 문제는 대부분의 선진국 시장이 겪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재정위기는 시간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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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진정한 재정위기가 닥치면 리먼 브라더스 사태는 별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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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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