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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네 쌍둥이, 이제는 길병원 네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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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같은 병원에서 태어난 네 쌍둥이 모두가 한 병원 간호사가 된 기이한 인연이 화제다.

올 해 21살이 된 황 슬,설,솔,밀 네 자매가 16일 인천 가천의대 길병원에 첫 출근했다. 이길여 이사장과 포즈를 취한 네 자매는 "이사장님이 약속을 지켰듯 우리 자매들도 약속했던 대로 가난하고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열심히 섬기는 간호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길여 이사장과 네 자매의 인연은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은 병원에서 출산을 기다리던 자매의 어머니 이봉심 씨의 양수가 갑자기 터졌다. 당황한 병원 측은 인큐베이터가 있는 큰 병원으로 가라 했고, 이 씨는 길병원을 찾았다.

이길여 이사장이 네 쌍둥이를 무사히 출산시켰으나 병원비가 문제였다. 네 쌍둥이의 건강한 출생에 감동한 이 이사장은 병원비를 받지 않지 않고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하면 등록금을 대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 서로는 별다른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 18년이 흐른 2006년, 이길여 이사장이 사진첩을 정리하다 예전 약속을 떠올리게 됐고, 수소문 끝에 경기도 용인에 살고 있는 네 쌍둥이 가족을 찾을 수 있었다.
찾고 보니 네 쌍둥이 중 2명은 수원여대 간호학과에, 나머지 둘은 강릉영동대 간호학과에 합격한 상태였다.

이 이사장은 약속대로 입학금과 등록금을 지원해줬다. 그러면서 "대학 가서 열심히 공부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만 하면 길병원 간호사로 뽑아주겠다"는 약속을 추가했다. 이 이사장은 이 후 3년간 네 명의 학비를 전액 지원해줬다.

3년 후인 지난 10일 네 쌍둥이는 모두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했고, 이 이사장은 이들을 간호사로 채용했다.

16일 병원에 첫 출근해 가운을 입고 오리엔테이션을 받은 네 쌍둥이의 맏이 황 슬 양은 "이사장님에게 받은 사랑과 관심을 항상 생각하며 저희도 또 다른 사람에게 이사장님과 같은 존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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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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